내과의사회 "의료정책 5대 폭탄"… 전면 재설계 촉구
12일 춘계학술대회 열고 "일차의료 배제한 정책 강행 중단해야"
검체수탁·주치의제·대체조제 등 핵심 현안에도 강경 대응 예고
의료 소모품 대란 심화에 위기감 고조… 곽경근 신임 회장 선출
내과의사회가 정부와 국회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5대 의료 정책이 일차의료 현장의 의견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강행되고 있다며 강도 높은 규탄에 나섰다. 이와 함께 제15대 회장에 곽경근 수석부회장을 선출하며 향후 정책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을 예고했다.
대한내과의사회(회장 이정용)는 1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회원 3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8회 춘계학술대회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전날 열린 정기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곽경근 당선인은 "개원가의 형편과 패러다임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 시점"이라며 "회원들의 다양한 요구를 하나로 모아 화합을 통한 발전을 이끌어내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임기를 마치는 제14대 이정용 회장 역시 "의료계가 엉망이고 현실이 녹록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며 "작금의 의료 사태와 개원가 현실에 대한 짙은 우려를 표명하며 차기 집행부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내과의사회는 의료계를 뒤흔드는 5대 정책 현안을 조명하며, 일차의료 현장의 목소리가 배제된 정부와 국회의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우선 복지부가 추진 중인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안에 대해, 분리청구 강제화는 환자의 불편과 개인정보 유출을 초래하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용 회장은 진찰료 인상 방식의 보상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기존의 상호정산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형 주치의제 시범사업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이 회장은 "이 제도가 1인 의원 중심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장기적으로는 진료 하향 평준화를 부르는 인두제로 가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꼬집으며 전면 재설계를 요구했다.
이어 "2026년 약가 인하 정책 강행에 대해서는 무리한 약가 인하가 제약사의 생산 위축과 필수의약품 공급 불안을 야기해 결국 국민 건강의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월부터 간소화되어 시행 중인 대체조제 사후 통보제도 역시 즉각 중단해야 할 현안으로 지목됐다. 특히 국회에서 논의 중인 성분명 처방 의무화 법안을 두고, 의사의 전문적 임상 판단을 무시한 채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강행되는 무책임한 입법 폭주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조승철 총무이사는 "동일 성분이라도 제형과 부형제 차이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한 법적 책임 소재마저 불분명해,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의사의 처방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조 총무이사는 "제도 시행 이후 심평원 사이트를 매일 확인했지만 대체조제 통보 건수가 전무하다시피 해, 약국에서 제대로 신고를 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라며 "대체조제로 인한 부작용 발생 시 책임 소재에 대한 법적 규정이 전무해 결국 의사에게 책임이 전가될 우려가 크다. 심평원 차원의 철저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정용 회장은 비급여 검사 시 환자 동의서를 받듯, 대체조제 시에도 환자의 알 권리를 위해 약국에서 환자 동의서를 반드시 구비하도록 법적 제동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책적 현안 외에도 개원가가 직면한 당장의 생존 위기에 대한 절박한 호소도 이어졌다.
이 회장은 최근 국제 정세 악화로 인한 원자재 수급 문제로 의료 소모품 품절 사태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재 개원가에 주사기와 수액 세트가 없어 링거도 못 놔줄 판이라며, 창고를 뒤져 유효기간이 임박한 주사기를 찾아 쓰는 실정이며 온라인 몰에서는 연일 품절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현장의 심각성을 전했다.
아울러 "사태가 이 지경인데 정부는 근본적 대책 없이 사재기 조사나 세무조사 운운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새로운 선장으로 곽경근 당선인을 맞이한 내과의사회는 앞으로도 일차의료의 가치와 국민 건강권 보호를 위해 정부의 불합리한 정책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투쟁해 나갈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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