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은 약일까, 독일까?… 당뇨·비만 환자가 알아야 할 '과당의 함정'

"착즙주스·말린과일 피하고 아보카도·베리류 같은 혈당지수 낮은 과일 선택해야"

자승담한의원 구자승 원장

 

다이어트나 혈당 관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과일은 늘 고민의 대상이다. 자연식품이니 많이 먹어도 괜찮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당뇨가 있다면 아예 입에도 대지 말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경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과일의 종류와 먹는 방법, 그리고 섭취량에 따라 과일이 우리 몸에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당뇨와 비만 환자에게 과일이 문제가 되는 핵심 이유는 과일에 함유된 '과당(Fructose)'의 대사 과정에 있다. 흔히 설탕 같은 인공당류만 피하면 된다고 오해하지만, 과당은 포도당과 달리 대부분 '간'에서 대사된다는 독특한 특징을 지닌다.

과일을 과도하게 섭취해 간에 과부하가 걸리면, 포도당으로 전환되지 못한 과당은 그대로 중성지방으로 바뀌어 저장된다. 간에 쌓인 지방은 인체의 핵심 대사 조절 시스템인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고, 결국 우리 몸을 지방을 분해하지 않고 쌓아두는 체질로 바꿔 비만과 당뇨의 악순환을 초래한다.

따라서 과일을 섭취할 때는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하는 잘못된 습관을 버리고, 올바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천연 제동장치인 식이섬유를 파괴해 소장에서 당을 급격히 흡수시키는 착즙 주스나, 수분이 날아가 당도가 크게 응축되는 말린 과일, 식사 후 혈당을 급격히 높여 내장지방을 늘리는 디저트 형태의 섭취는 피해야 한다.

대신 망고나 수박처럼 단맛이 강하고 수분이 많은 열대과일보다는 아보카도, 베리류, 단단한 사과 등 혈당지수(GI)가 낮은 과일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즙을 내지 않고 껍질째 오래 씹어 천천히 삼켜 당 흡수 속도를 늦추고, 식후보다는 식간 공복이나 운동 전에 정해진 소량만 섭취하는 것이 대사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다.

이러한 현대 의학적 지식은 한의학에서 대사 질환을 바라보는 관점과도 통하는 지점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당뇨(소갈)와 비만의 근본 원인을 몸 안에 쌓인 체지방과 독소인 '습담(濕痰)'과 '어혈(瘀血)'로 파악한다. 즉, 과도한 과당 섭취는 소화기인 비위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습담을 더욱 끈적하게 만들어, 전신의 기혈 순환을 막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고 본 것이다.

자승담한의원 구자승 원장은 "현대 의학에서 경계하는 과당의 위험성은 한의학에서 잘못된 식습관이 비위 기능을 떨어뜨려 습담을 형성한다고 보는 원리와 맞닿아 있다"며 "작은 식습관의 변화가 대사 회복의 첫걸음인 만큼 무작정 과일을 끊기보다는 올바른 섭취법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환자의 체질과 기혈 상태를 분석해 대사를 저하시키는 습담을 우선 제거한다"며 "이후 지방간과 인슐린 저항성의 중심인 간의 해독 기능을 회복시키고,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맞춰 자연스럽게 식욕을 조절하는 맞춤 한약 및 약침 치료를 통해 근본적인 대사 효율을 끌어올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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