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립 의료기관 최초 어린이 전문병원으로 출범한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1885년 제중원 시절부터 이어진 141년 소아진료 역사를 바탕으로 중증·희귀질환 치료는 물론 발달·정신건강, 재택의료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국내 소아의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왔다는 평가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 개원 20주년을 맞아 지난 20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원민경, 김동아, 금기창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지난 20년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2006년 국내 사립 의료기관 최초의 어린이 전문병원으로 문을 열었다. 그 뿌리는 한국 최초 근대식 의료기관인 제중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제중원은 개원 초기부터 복통, 백일해, 콜레라성 설사 등 소아질환 진료와 함께 천연두 예방접종을 시행하며 국내 소아의료의 출발점을 마련했다.
연세의료원은 이후 소아의료 분야에서 국내 최초 기록을 이어왔다. 1975년 국내 최초로 소아외과를 독립 분과로 개설했고, 1980년에는 소아전문내시경실을 운영하며 정밀 소아진료 체계를 구축했다. 1982년에는 신생아집중치료실을 개소해 미숙아와 중증 신생아 치료 기반을 마련했다.
1999년 문을 연 아동전문진료센터는 소아과를 중심으로 소아정신과, 임상유전과, 소아외과, 소아정형외과, 소아신경외과, 소아비뇨기과 등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 진료 시스템을 선보이며 전문 아동진료 시대를 열었다.
2006년 개원한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어린이 환자가 편안함을 느끼는 병원'을 목표로 설계됐다. 외래와 병동, 신생아집중치료실, 무균실, 검사실, 어린이병원학교 등을 한 공간에 배치해 환아와 보호자의 이동 부담을 최소화했다. 또한 소아암전문클리닉을 비롯한 다학제 진료체계를 구축해 복합질환 환아들이 여러 전문과의 협진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중증·희귀질환 진료 분야에서 국내 대표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생아집중치료실과 소아중환자실, 소아심장중환자실 등 고난도 치료 인프라를 확대했으며, 소아중환자의학 분과를 신설해 중증 환아 치료 역량을 강화했다.
특히 2021년에는 국내 최초 소아신속대응팀인 '세이브키즈(SaveKids)'를 운영하며 입원 환아의 상태 악화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기준 외래 환자는 17만7572명, 재원 환자는 5만7612명에 달했다.
공공의료 역할도 확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로서 중증 소아환자 진료를 수행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중증소아 재택의료팀을 출범시켜 병원 치료 이후에도 가정에서 연속적인 돌봄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희귀질환과 정밀의료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질병관리청 지정 권역별 희귀질환 전문기관으로 선정됐으며, 하님정밀의료센터를 통해 유전정보와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진단·치료 체계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발달장애와 정신건강 영역까지 진료 범위를 넓혔다. 지난해 국내 최초 자폐스펙트럼장애 통합치료센터인 '민윤기치료센터'를 개소해 발달장애 아동과 가족을 위한 전문 치료와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천근아 원장은 "지난 20년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 한국 소아의료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온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는 질병 치료를 넘어 아이의 성장과 발달, 가족의 회복, 성인기 이행까지 함께 지원하는 병원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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