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통해 체중을 감량한 뒤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약을 끊은 뒤 식욕이 늘거나 감량했던 체중이 다시 증가했다는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약 중단 후 나타나는 체중 재증가를 개인의 의지 부족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약물로 억제됐던 식욕이 다시 증가하고, 체중 감량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량과 근육량이 감소하는 등 여러 신체 변화가 함께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마글루타이드의 효과를 분석한 STEP 1 연장 연구에서는 68주간 약물을 투여해 평균 17.3%의 체중을 감량한 참가자들이 투약을 중단한 지 1년 만에 감량한 체중의 약 3분의 2를 다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티르제파타이드를 다룬 SURMOUNT-4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다. 약물 투여를 중단하고 위약으로 전환한 참가자들은 체중이 다시 증가한 반면, 투약을 지속한 참가자들은 체중 감소 효과가 이어졌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식욕과 포만감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 수용체에 작용해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을 돕는다. 그러나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억제됐던 식욕이 다시 증가할 수 있고, 체중이 줄어든 신체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반응할 수 있다.
체중 감량 과정에서 근육량이 함께 감소한 경우에는 기초대사량 저하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투약 중 식사량이 크게 줄면서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지거나 근력 운동을 병행하지 않았다면 약물 중단 후 체중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닥터리가정의학과의원 이진복 원장은 "비만치료제 투여 중에는 전체적인 음식 섭취량과 함께 단백질 섭취도 줄어들 수 있다"며 "근육량이 감소한 상태에서 약물까지 중단하면 체중 재증가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투약 기간부터 근육량과 식습관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투약 용량과 간격을 스스로 변경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단 시점과 방법은 체중 변화와 식욕 수준, 동반 질환, 부작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약물 중단 이후 체중 재증가를 줄이기 위해서는 투약 기간부터 유지 가능한 생활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근력 운동과 적절한 단백질 섭취를 통해 근육량 감소를 최소화하고, 채소와 통곡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활용해 포만감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천천히 먹는 습관과 규칙적인 식사 시간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역시 식욕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일정한 수면 시간과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비만은 목표 체중에 도달했다고 해서 관리가 끝나는 질환은 아니다. 일부 환자에게는 장기간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약물 중단 여부 역시 개인의 건강 상태와 치료 목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진복 원장은 "비만치료제는 체중 감량을 돕는 수단이지만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려면 생활습관 관리가 함께 이어져야 한다"며 "약물 중단 이후에도 지속할 수 있는 식사와 운동 방식을 투약 기간부터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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