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의료계, 미래 의료 논하다"… 의협 종합학술대회 '대성황'

7년 만 오프라인 개최에 의사회원·시민 1500여명 참여… 세계의사회·미국·일본 의사회 수장 총출동
AI·초고령사회·지역의료·전공의 수련까지… "대한민국 의료 미래 해법 모색한 글로벌 학술축제로"

인공지능(AI)과 초고령사회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미래 의료의 방향을 모색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의료 학술행사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가 개최한 제43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는 7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려 전국 각지의 의사회원과 일반 시민 등 1500여명이 참석하며 높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세계의사회(WMA)를 비롯해 미국의사회(AMA), 일본의사회(JMA) 수장들이 직접 방한해 AI 시대 의료의 미래를 함께 논의하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학술행사로서 위상을 확인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AI와 초고령사회, 필수의료, 지역의료, 의료정책, 전공의 수련 등 의료계가 직면한 핵심 현안을 국내외 전문가들이 함께 논의하며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자리로 평가받았다.

7년 만의 대면 학술대회…세계 의료계도 주목

코로나19 이후 7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된 이번 학술대회는 행사장 곳곳이 참가자들로 붐비며 높은 열기를 보였다. 의사회원은 물론 전공의와 의대생, 공중보건의, 봉직의, 교수 등 다양한 직역이 참여했고, 미래 의료에 관심을 가진 일반 시민들도 함께하며 의료계와 국민이 소통하는 열린 학술축제로 진행됐다.

무엇보다 세계의사회 재클린 윌리엄 키툴루 회장과 미국의사회 윌리 언더우드 3세 회장, 일본의사회 유키히코 이케바타 부회장 등 세계 의료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국제적인 관심도 집중됐다.

의사협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국내 의료 현안을 세계 의료계와 공유하고 미래 의료 환경 변화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AI 시대 의사의 역할…"최종 판단과 책임은 의사의 몫"

이번 학술대회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AI였다. 세계의사회와 미국의사회 수장을 비롯한 글로벌 의료계 리더들은 발제와 토론을 통해 "의료 AI는 진단을 돕는 강력하고 혁신적인 보조 도구일 뿐,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최종 판단과 책임은 인간 의사의 역할"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 역시 AI 진단이 확대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오진 책임 문제와 환자-의사 간 신뢰 형성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의사협회도 AI 의료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의사의 오진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의료 데이터 활용의 안전성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데이터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제안해 국내외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초고령사회·필수의료 해법 모색…"기초의학이 미래의료 기반"

AI와 함께 초고령사회 대응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기초의학 세션에서는 일본의사회 부회장을 비롯한 한·일 의료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기초의학이 무너지면 미래 의료도 없다"며 국가 차원의 기초의학 투자 확대와 기초의학연구원 설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최근 심각성이 커지고 있는 소아·분만의료 붕괴와 지역의료 위기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지방 거점 대학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NICU) 운영 위기 사례를 공유하며 고위험 분만 인프라 확충의 시급성을 제기했고, 비수도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정부의 역할 강화와 실효성 있는 지역의사제 정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 역시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 방안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토론에 적극 참여했다.

전공의 수련부터 돌봄까지… 의료개혁 방향도 제시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학술대회에서는 연차 중심이 아닌 역량 중심 수련체계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이를 위해 지도전문의와 임상교수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돌봄의료와 새로운 의료서비스 모델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이우용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조직위원회 학술위원장은 "세계의사회 회장도 언급했듯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를 경험하는 만큼 최고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며 "고령화를 위기가 아닌 새로운 의료산업과 돌봄 모델을 만들어 세계시장으로 확장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현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한 의료계의 제언도 이어졌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정부가 AIX 대전환과 파트너십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의료정책은 '선결정 후논의'라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답을 정해놓고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는 성공적인 의료개혁이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위별수가제 개선을 포함한 지불제도 개편과 상급종합병원 쏠림 완화를 위한 의료전달체계 재설계 등 의료계가 주도하는 장기적인 의료정책 방향도 제시했다.

"대한민국 의료 미래 함께 그린 글로벌 학술축제"

이우용 학술위원장은 "오랜만에 열린 오프라인 학술대회였는데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세계의사회와 미국의사회, 일본의사회 수장들이 모두 참석해 한국 의료의 수준과 역량을 높이 평가한 점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는 이제 의료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앞으로 AI를 어떻게 안전하게 활용하고 세계 의료계와 함께 기준을 만들어 갈 것인지 지속적인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택우 회장은 "이번 제43차 종합학술대회는 1500여 명의 회원과 일반 시민이 함께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고민한 뜻깊은 이정표였다"며 "세계의사회와 미국의사회, 일본의사회 등 글로벌 의료계와 연대해 AI 시대에도 의사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고 국민 건강권을 보호하는 의료제도 마련에 대한의사협회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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