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천근만근"… 마운자로 투약 후 찾아오는 피로감, 왜?

제이엠가정의학과의원 최정민 원장 "급격히 줄어든 섭취량에 적응하는 과정"

제이엠가정의학과의원 최정민 원장

 

비만 치료제로 체중을 관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약을 맞은 뒤 며칠은 몸이 천근만근"이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식욕은 줄어 체중 감량은 순조롭게 진행되지만, 투약 후 며칠 동안 기운이 없고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는 호소도 적지 않다. 감량 효과와 함께 나타나는 이러한 피로감은 왜 생기는 것일까.

먼저 짚어둘 점은 이러한 피로감이 '만성피로증후군'과 같은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와 같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는 동안 나타나는 피로감은 급격한 감량기에 몸에서 일어나는 여러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설명된다.

첫 번째는 에너지원의 감소다. 식욕이 줄어 섭취 칼로리가 급격히 감소하면 간과 근육에 저장돼 있던 글리코겐이 빠르게 소모된다. 저장된 에너지가 줄어들면 신체는 이를 에너지 부족 상태로 인식해 활동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적응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무기력감이나 피로를 느낄 수 있다.

두 번째는 전해질 균형의 변화다. 식사량이 급감하면 수분과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등의 섭취도 함께 줄어든다. 여기에 오심이나 설사로 인한 체액 손실까지 더해지면 근육 기능에 필요한 전해질 균형이 깨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근육통이나 탈진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세 번째는 대사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그동안 높은 혈당 상태에 적응해 있던 몸이 정상 혈당 환경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대사 적응이 일어나며, 이 시기에 나른함이나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제이엠가정의학과의원 최정민 원장은 "투약 후 나타나는 피로감은 약물이 몸을 상하게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급격히 줄어든 섭취량에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대부분 투약 초기나 용량을 증량하는 시기에 두드러지며, 시간이 지나 몸이 적응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감량기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기본적인 생활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수분은 한 번에 많이 마시기보다 자주 보충하고, 나트륨과 칼륨 등 전해질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식사량이 줄더라도 소량씩 규칙적으로 섭취해 에너지 공급이 끊기지 않도록 하고, 고강도 운동보다는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 등으로 몸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투약 후 하루 이틀 정도 나른함이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 일부 환자는 비교적 휴식을 취하기 쉬운 요일에 맞춰 투약 일정을 조정하기도 한다. 다만 투약 일정이나 용량은 임의로 변경하기보다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처방 계획 안에서 조정해야 한다.

최정민 원장은 "피로감이 지나치게 심하거나 장기간 지속되고 어지럼증이나 심한 무기력감이 함께 나타난다면 전해질 이상이나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자가 판단으로 약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변경하기보다 전문의와 상담해 식사와 수분·전해질 관리, 투약 계획을 함께 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물에 대한 반응은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투약 후 피로감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단순히 참고 넘기기보다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 건강한 체중 감량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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