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여자 특이 항체' 있어도 신장이식 가능, 장기 면역관리 중요

서울성모병원 연구팀, HLA-DQ 항체 환자 1540명 분석…수술 직후 영향은 제한적

(좌측부터)이한비, 정병하, 오은지 교수

신장이식을 앞둔 환자에게 공여자 특이 항체(HLA-DQ 항체)가 확인되더라도 안정적으로 이식을 시행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HLA-DQ 항체는 수술 직후보다는 시간이 지난 뒤 이식신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이식 후 장기간에 걸친 면역 모니터링과 환자별 맞춤 관리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이한비·정병하 교수와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 교수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 1540명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해 이식 전 형성된 HLA-DQ 항체의 특성과 이식 후 임상 경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신장이식 전 특정 항체가 발견됐다는 이유만으로 이식 성공 가능성을 낮게 판단하기보다, 항체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식 이후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HLA-DQ 항체는 기존에 잘 알려진 HLA-A, B, DR 항체와는 다른 특성을 보였다.

DQ 항체는 분자 구조의 특성으로 인해 검사에서 항체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될 수 있으며, 수술 전 항체를 낮추기 위해 시행하는 탈감작 치료 이후에도 항체 수치가 비교적 천천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항체 수치의 특성이 실제 임상 결과에 곧바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었다. HLA-DQ 항체가 확인된 환자에서도 수술 직후 급성 거부반응이나 이식 초기 실패가 즉각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이식 전 HLA-DQ 항체가 확인됐다는 이유만으로 신장이식 자체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인 추적관찰에서는 다른 양상이 확인됐다. HLA-DQ 항체를 가진 환자에서 발생한 급성 항체매개 거부반응은 비DQ 항체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나타났다. 이식신장의 기능 역시 장기간 추적했을 때 서서히 저하되는 경향을 보였다.

즉 HLA-DQ 항체는 이식 직후 이식신장에 즉각적인 손상을 일으키기보다는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신장이식 후 초기 경과만으로 이식 성공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되며, 항체의 특성에 따라 장기간 면역 상태를 추적하는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HLA-DQ 항체는 다른 항체보다 치료 이후에도 장기간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식신장 기능과 항체 변화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거부반응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공여자 특이 항체가 발견된 신장이식 환자에 대한 치료 전략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신장이식 전 항체를 낮추기 위한 탈감작 치료를 시행한 이후에도 HLA-DQ 항체가 일정 수준 지속될 수 있지만, 항체의 존재 자체가 수술 직후 이식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식 전 항체 수치뿐 아니라 항체의 종류와 특성, 이식 이후의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살펴 환자별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한비 교수는 "이식 전 HLA-DQ 항체가 확인되더라도 수술 직후 이식신장에 즉각적이고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항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식 기회를 제한하기보다 항체의 특성에 맞춘 치료와 장기 추적관리를 통해 성공적인 이식으로 이어갈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말했다.

이어 "HLA-DQ 항체가 있는 환자의 경우 이식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도 거부반응 위험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면역 모니터링이 중요하다"며 "항체 특성을 고려한 정밀한 추적관리가 성공적인 신장이식과 이식신장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면역유전학회(The European Federation for Immunogenetics) 공식 학술지인 'HLA' 7월호에 게재됐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