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공보의 36개월 복무에 지원 급감…"24개월 현실화해야"

의대생 99% "현역병 대비 긴 복무기간이 지원 기피 원인"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지원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군 의료와 농어촌·취약지역 의료체계의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역병 복무기간은 18개월까지 단축된 반면 군의관과 공보의는 36개월 복무체계를 유지하면서, 의대생들이 군의관·공보의 대신 현역병 복무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특별시의사회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오는 9월 1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무너지는 군·지역 의료, 군의관·공중보건의사 부족사태 해법은?'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복무기간 단축을 비롯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토론회는 국민의힘 유용원·한지아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한다.

현재 육군 현역병의 복무기간은 18개월이지만 군의관과 공보의는 수십 년째 36개월 복무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군사교육 기간까지 고려하면 실제 복무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 같은 복무기간 격차는 군의관과 공보의 지원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의대 재학생의 99.0%는 공보의 지원 감소 원인으로 '현역병 대비 긴 복무기간'을 꼽았다.

반면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할 경우 지원 의향은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보의는 94.7%, 군의관은 92.2%의 의대생이 24개월 복무 시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 신규 인력 감소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6년 신규 공보의 편입 인원은 98명으로, 같은 해 만기 전역자 450명의 22% 수준에 그쳤다. 전체 공보의 규모도 2017년 2,116명에서 2026년 593명으로 급감했다. 9년 만에 약 72% 감소한 수치다.

공보의 감소는 농어촌과 도서·벽지 등 의료취약지역의 진료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보의가 배치되는 보건지소와 보건기관의 경우 대체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이 많아 신규 인력 감소가 곧 지역의료 접근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군 의료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군의관 훈련소 입영 인원은 304명으로 전년 692명보다 56.1% 감소했다. 같은 해 전역 예정 인원은 745명으로 신규 유입 인원이 전역 인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군의관 부족이 지속될 경우 전방 및 격오지 부대의 진료와 초기 응급 대응에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군과 지역의료 모두에서 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국회 토론회에서는 박재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장이 발제를 맡아 군의관·공보의 인력 부족 실태와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짚고, 복무기간 현실화를 비롯한 개선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지정토론에는 보건복지부와 국방부를 비롯해 의료계, 의대생 대표, 법조계, 언론계 등이 참여해 군의관·공보의 지원 감소의 원인을 진단하고 법률 개정과 복무환경 개선 등 구체적인 해법을 논의한다.

특히 현행 36개월 복무체계를 24개월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단순히 복무기간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군 의료와 지역 필수의료에 필요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근무환경 개선 방안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현역병 복무기간이 지속적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군의관과 공보의만 36개월 복무를 유지하는 것은 제도적 정합성에 맞지 않는다"며 "복무기간 단축을 통해 인력 유입을 정상화하는 것은 군 장병의 진료권과 취약지역 주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한 핵심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토론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