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협착증으로 걷기가 힘들고 다리 저림이 심하다고 해서 모든 환자가 같은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신경이 눌린 위치와 협착 범위가 환자마다 다른 만큼 MRI 등 정밀검사와 신경학적 증상을 종합해 병변을 확인하고 필요한 범위를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관협착증은 뇌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지나가는 뼈 속 통로인 척추관이 두꺼워진 인대나 자라난 뼈에 의해 좁아지면서 신경을 사방에서 압박하는 질환이다. 요추(허리뼈) 부위 신경이 눌리면 허리 통증은 물론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끝까지 전기가 통하듯 찌릿하게 저리거나 당기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신경 압박이 심해질수록 정상적인 보행 자체가 힘들어지는 것이특징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일정 거리를 걸으면 다리에 쥐가 나듯 당기고 힘이 빠져 쪼그려 앉아 쉬어야 하는 '신경성 간헐적 파행'이다. 초기에는 20~30분 이상 걸을 수 있지만, 질환이 진행돼 신경 압박이 심해질수록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보행 거리가 10m, 5m 단위로 점차 짧아지게 된다. 심할 경우 발가락이나 발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터덜터덜 걷는 근력 저하나 감각이 마비되는 느낌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40~60대 중장년층에서 이전과 달리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파 반복적으로 쉬어가야 한다면 단순한 체력 감소나 노화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저림이나 당김 현상이 일상적으로 반복된다면, 척추 내부 신경이 좁은 관 속에서 심하게 조여지고 있는지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참포도나무병원 척추센터 최고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척추관협착증은 같은 병명을 진단받더라도 신경이 눌리는 정밀 위치와 눌림의 중증도가 환자마다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한다.
신경관 좁아짐 현상이 요추 한 마디에만 국한된 환자가 있는 반면, 여러 마디에 걸쳐 다발성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는 것. 이 때문에 특정 수술법이나 광범위한 절제 범위를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통해 실제 다리 통증을 일으키는 단 하나의 '핵심 병변'을 찾아내는 정밀 진단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고 원장은 이어 "영상 검사 결과와 함께 환자가 실제 느끼는 보행 장애, 다리 저림, 근력 저하의 양상을 1:1로 대조하는 작업도 필수다. 단순히 MRI 영상에서 척추관이 조금 좁아졌다는 이유만으로 수술 범위를 과도하게 넓히기보다, 해당 병변이 실제 환자의 다리 마비나 통증을 일으키는 진짜 원인인지를 의료진이 면밀히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신경 압박 수위가 높아 직접 원인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척추내시경술'을 고려할 수 있다. 척추내시경은 피부에 아주 작은 구멍(통로)을 뚫고 초고화질 내시경과 미세 수술 기구를 삽입한 뒤, 모니터를 통해 병변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신경을 조이고 있는 부위만을 정교하게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내시경 카메라로 수술 부위를 확대해 볼 수 있어, 정상 신경과 주변 혈관 구조물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압박을 유발하는 두꺼워진 황색인대나 디스크 파편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이는 정상 뼈와 근육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좁아진 신경 길을 확 트여주는 데 목적이 있다.
다만 척추내시경 역시 모든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만능 치료법은 아니다. 협착이 발생한 해부학적 위치와 이환 범위, 신경 압박 수위는 물론 환자의 연령과 기저질환 등 전신 건강 상태를 다각도로 살펴 결정해야 한다. 병변 절제 범위가 미흡하면 치료 후에도 다리 저림이나 통증이 남아있을 수 있고, 반대로 필요 이상으로 정상 구조물까지 과도하게 절제하는 것도 척추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척추관협착증 치료의 성패는 '어떤 최신 수술을 받느냐'에 앞서 '어느 부위를, 얼마큼 정밀하게 치료해야 하느냐'를 정확히 진단해 내는 데 달려있다.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거리가 계속 짧아지거나 다리 저림과 힘 빠짐 증상이 반복된다면, 척추 정밀 검사를 통해 병변을 정확히 확인하고 환자에게 딱 맞는 최소한의 치료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최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환자마다 신경이 눌리는 위치와 범위가 제각각이어서 일괄적인 수술 범위를 적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MRI 영상 소견과 함께 걷는 거리, 다리 저림, 근력 저하 등 신경학적 증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척추내시경의 적용 여부와 최소한의 치료 범위를 정하는 것이 정밀하고 안전한 척추 치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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