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지원 외면, 건보료 동결?…의협, '책임있는 보험료율' 촉구

상병수당·간병비·탈모치료제 급여화 등 재정 소요 정책 잇따라…"충분한 재원 대책 마련해야"

의료계가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 결정을 앞두고 보험료 동결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며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책임 있는 보험료율 결정을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는 7일 "내일(8일) 개최되는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이 결정될 예정"이라며 "건강보험의 중장기 재정 여건을 외면한 채 보험료 동결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건정심 소위원회에서는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과 관련해 동결안부터 인상안까지 다양한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 이용 증가로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건강보험 재정 관리 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도 올해부터 재정 악화와 적자 전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보험료 부담을 이유로 보험료를 동결할 경우 향후 재정 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상병수당과 간병비, 탈모치료제 급여화 등 상당한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들이 잇따라 검토되고 있어 재정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의협은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고 국민에게 안정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재원 마련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정 소요가 큰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필요한 재원 확보에는 소극적이라면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하고 결국 미래 세대에게 더 큰 부담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의 건강보험 국고지원 문제도 함께 언급했다. 현행 법정 기준에 따르면 정부는 건강보험에 일정 수준의 국고를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국고지원 규모는 법정 기준인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협은 올해 국고지원 역시 14.4%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보다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건강보험에 대한 국가의 재정 책임은 국민의 건강권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기반"이라며 "국가의 재정 책임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은 채 보험료 동결을 추진한다면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건강보험 재정 악화가 단순히 재정수지 문제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재정 여력이 줄어들 경우 필수·중증의료 등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 영역에 대한 안정적인 지원이 어려워질 수 있고, 결국 의료서비스의 질과 접근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협은 보험료율 결정 과정에서 단기적인 국민 부담뿐 아니라 건강보험의 중장기적인 지속가능성과 국민 건강권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료 동결 여부를 논의하기에 앞서 정부의 국고지원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고,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는 정책들의 우선순위와 재원 마련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단기적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보험료 동결이 아닌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과 국민 건강권을 함께 고려한 책임 있는 보험료율 결정이 필요하다"며 "국가의 책임 있는 국고지원과 불필요하거나 우선순위가 낮은 정책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병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건정심을 향해 건강보험의 중장기 재정 여건을 외면한 보험료 동결안 논의를 재고하고 재정 안정과 필수의료 수호를 위한 적정 수준의 보험료율을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 정부에는 건강보험에 대한 국가의 재정적 책임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법정 기준에 부합하는 국고지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을 촉구했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