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면증과 어지럼증을 함께 호소하며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단순히 잠을 설친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수면 부족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낮 동안 머리가 멍하거나 중심이 흔들리는 느낌, 두통, 만성피로, 심장 두근거림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병원이나 한의원 등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2021년 약 70만명 수준에서 2024년에는 약 130만명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불면증을 단순히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증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수면은 뇌와 신체가 손상된 기능을 회복하고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수면의 질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 회복 기능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면서 다양한 신체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직장인과 수험생, 교대 근무자처럼 생활 리듬이 불규칙한 사람들 가운데서는 불면증이 시작된 이후 어지럼증이나 두통, 집중력 저하를 함께 경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밤에는 쉽게 잠들지 못하고 겨우 잠이 들어도 자주 깨는 일이 반복되면서 낮에는 피로감과 함께 몸이 붕 뜬 느낌이나 머리가 맑지 않은 상태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해아림한의원 제주서귀포점 권혜인 원장은 "불면증 환자 중 상당수는 잠을 못 자는 문제와 함께 어지럼증, 두통, 불안감, 심장 두근거림 등을 동시에 경험한다. 이는 수면 부족으로 인해 자율신경계 균형이 흔들리면서 신체 전반의 회복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면증은 증상에 따라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 입면장애, 자다가 반복적으로 깨는 수면유지장애, 새벽에 일찍 깨 다시 잠들지 못하는 조기각성 등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수면장애가 장기화되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감정 조절에도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신체 회복력까지 저하될 수 있다.
특히 어지럼증은 불면증 환자들에게 자주 동반되는 증상이다. 흔히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머리가 멍한 느낌, 몸이 흔들리는 느낌, 중심을 잡기 어려운 느낌, 눈앞이 흐려지는 증상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지만 불편감은 계속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권혜인 원장은 "이 같은 증상이 반복될 경우 자율신경계 이상 여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율신경계는 심장 박동과 혈압, 체온, 소화기능, 수면 등을 조절하는 신경계인데, 만성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균형이 흔들리면서 어지럼증과 두통, 심장 두근거림, 소화불량, 만성피로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두통 역시 불면증과 함께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목과 어깨 근육의 긴장이 지속되고 통증을 조절하는 기능도 떨어져 긴장성 두통이 발생하기 쉽다. 일부에서는 머리를 조이는 듯한 압박감이나 브레인포그(Brain Fog), 집중력 저하 등을 함께 호소하기도 한다.
다만 모든 어지럼증 원인이 불면증 때문인 것은 아니다. 이석증이나 메니에르병 같은 전정기관 질환, 빈혈, 저혈압, 심혈관질환, 갑상선질환, 수면무호흡증 등도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피로 때문이라고 넘기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혜인 원장은 "진료실에서 불면증 치료 잘하는 곳을 소개받아 왔다거나 인터넷에서 유명한 수면장애 병원을 검색해 방문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하지만 불면증은 사람마다 원인과 증상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유명한 의료기관을 찾는 것보다 자신의 수면 패턴과 스트레스 요인, 생활습관을 정확히 평가받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같은 불면증이라도 원인이 다르면 치료 방향 역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이어 "생활습관 개선도 불면증 치료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기상하는 습관을 유지하며, 취침 전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용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늦은 시간 카페인 음료와 음주를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햇빛 노출을 통해 생체리듬을 회복하는 것도 숙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복식호흡이나 명상, 가벼운 스트레칭 같은 이완요법 역시 긴장된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불면증과 어지럼증이 함께 반복된다면 단순한 컨디션 저하나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면장애가 지속될수록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흔들리고 증상이 악순환을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면증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자율신경계 이상 여부까지 함께 평가해 개인 상태에 맞는 치료와 생활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증상 개선과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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