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수술 후 재발, 방사선치료 횟수 줄여도 억제 효과 비슷

서울아산병원 김영석 교수팀, 316명 대상 3상 임상연구…4년 무진행생존율 80.1%

(왼쪽부터)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영석 교수_송영주 전문의_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박원 교수
 

 

전립선암 수술 후 암 재발을 시사하는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다시 상승한 환자에게 방사선치료 횟수를 줄여도 기존 치료와 비슷한 암 억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33회에서 26회로 치료 횟수를 약 20% 줄이면서도 생화학적 무진행생존율과 원격전이 관련 지표에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환자의 병원 방문 부담을 낮추고 방사선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영석 교수·송영주 전문의와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박원 교수팀은 전립선암 수술 후 생화학적 재발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방사선치료 횟수에 따른 효과를 비교한 무작위배정 3상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종양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피인용지수 44.7)에 최근 게재됐다.

전립선암은 수술로 전립선을 제거한 뒤에도 일부 환자에서 재발한다. 전립선절제술 후 PSA 수치가 다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는 것을 '생화학적 재발'이라고 한다. 영상검사에서 뚜렷한 종양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암세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때 수술 부위 주변에 방사선을 조사하는 구제 방사선치료는 완치를 목표로 고려할 수 있는 주요 치료법이다. 다만 기존 치료는 통상 6~7주 동안 30~33회에 걸쳐 시행돼 환자들의 시간적·신체적 부담이 컸다.

저분할 방사선치료는 한 번에 조사하는 방사선량을 높여 전체 치료 횟수를 줄이는 방식이다. 수술 없이 방사선치료를 받는 전립선암 환자에게는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수술 후 생화학적 재발 환자에서는 기존 표준 치료와 직접 비교한 임상 근거가 부족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한계를 확인하기 위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근치적 전립선절제술 후 생화학적 재발이 발생한 환자 316명을 모집했다. 환자들은 저분할 방사선치료군과 기존 표준 방사선치료군에 무작위 배정됐으며, 약 5년간 추적 관찰을 받았다.

저분할 치료군은 한 번에 2.5Gy씩 총 65Gy를 26회에 나눠 조사했다. 기존 치료군은 한 번에 2Gy씩 총 66Gy를 33회에 걸쳐 조사했다. 두 군 모두 방사선을 종양 부위에 정밀하게 집중시키는 세기조절방사선치료(IMRT)와 매일 치료 부위의 위치를 CT로 확인하는 영상유도방사선치료(IGRT)를 적용했다.

주요 평가변수인 4년 생화학적 무진행생존율은 저분할 치료군에서 80.1%로 나타났다. 기존 치료군은 78.1%였다. 두 치료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암이 원격 전이 없이 생존한 비율을 나타내는 4년 원격전이 무발생생존율도 저분할 치료군 91.7%, 기존 치료군 91.0%로 비슷했다. 4년 전립선암 특이생존율은 두 군 모두 100%였다.

치료 후 삶의 질에서도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환자 설문을 통해 평가한 소화기계·비뇨기계 관련 삶의 질 지표는 두 치료군에서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부작용에서는 일부 차이가 있었다. 직장 출혈 등을 포함한 중등도 위장관계 부작용은 저분할 치료군에서 7.6%로 기존 치료군보다 일시적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심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해당 부작용은 주로 직장 내 풍선을 사용하지 않은 환자에서 나타났고 마지막 추적관찰 시점에는 모두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치료 횟수를 줄이면서도 주요 치료 성적과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분할 방사선치료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치료 횟수가 33회에서 26회로 줄면 환자의 병원 방문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방사선치료실 운영과 의료자원 활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연간 8000건 이상의 근치적 전립선절제술이 시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분할 방사선치료가 확대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자료에서는 연간 최소 50억원 이상의 절감 가능성을 제시했다.

교신저자인 김영석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전립선암 수술 후 생화학적 재발을 보이는 환자들은 암 재발에 대한 걱정뿐 아니라 수 주 동안 반복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하는 부담도 크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치료 횟수를 줄여도 기존 치료와 유사한 암 억제 효과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저분할 방사선치료에서 일부 위장관 부작용이 더 많이 발생한 만큼 정밀한 영상유도 방사선치료와 직장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