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제조 넘어 데이터산업으로… '글로벌화'로 판 바꾼다"

인터뷰/ 김영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
규제혁신과 AI 전환·글로벌 진출 '3대 축' 경쟁력 강화 전략 제시
"공급망 위기 넘어야 성장 가능"… 보상체계 개선·규제완화 촉구

"지금의 의료기기산업은 단순한 경기 사이클이 아니라, 산업의 본질이 바뀌는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단순 제조업을 넘어 데이터 기반 맞춤형 솔루션 산업으로 재편되는 전환점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규제혁신과 AI 기반 디지털 전환, 글로벌 시장 확장을 핵심 축으로 한 경쟁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회장 김영민)는 15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2026년 '산업 전반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주요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김영민 회장은 공급망 불안, 디지털 전환, 규제 혁신 등 복합적인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는 실행과 성과로 답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우선 최근 산업 환경을 '복합 위기와 기회의 공존'으로 진단했다. 지정학적 갈등과 고물가·고환율이 지속되며 원자재 조달과 부품 수급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정부가 공급부족 치료재료 모니터링과 희소·긴급 의료기기 도입 제도 정비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현장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인 보상체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협회는 복지부 '치료재료 제도개선 협의체'를 통해 환율 연동 가격 조정체계 개선 등 현실적인 대안을 지속 건의할 방침이다.

"'데이터 기반 산업'으로 진화… 규제혁신이 곧 경쟁력"

산업 구조의 가장 큰 변화로는 디지털 전환이 꼽혔다.

이를 두고 김 회장은 "AI, 로봇, 디지털 기술이 결합되면서 의료기기는 단순 제조업을 넘어 환자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하는 솔루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보건의료 AI 전환 정책 'AX-Sprint'를 통해 디지털의료기기 상용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병원-기업 컨소시엄 기반으로 임상 데이터 축적부터 보험 등재까지 연계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협회는 산업계와 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강화해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협회가 올해 핵심 아젠다로 제시한 것은 규제 혁신이다. 특히 △의료기기 변경허가 네거티브 전환 △실사용증거(RWE) 임상 인정 확대 △AI 의료기기 허가 기준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김 회장은 "경미한 변경까지 사전허가를 요구하는 현행 구조는 기업의 시장 대응 속도를 떨어뜨린다"며 "자율성과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제체계가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디지털의료제품법의 안정적 정착, 품목갱신 자료 요건 합리화, KGMP 개선 등도 병행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 3대 전략… 규제·마케팅·현지화"

K-의료기기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김 회장은 ▲글로벌 규제조화 ▲해외 전시·마케팅 지원 ▲현지화 지원체계 구축을 3대 축으로 제시했다.

그는 "최근 UAE와 나이지리아가 식약처를 의료기기 분야 참조기관으로 인정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며 "이 같은 규제외교를 확대해 국내 허가의 글로벌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중소기업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현지 네트워크와 인허가 대응"이라며 "협회가 해외 전시 한국관 운영, K-Med Expo 개최 등을 통해 실질적인 수출 성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건강보험 재정 관리 강화 기조 속에서 혁신 의료기기의 보상체계 개선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AI 의료기기는 동일 질환이라도 알고리즘과 데이터에 따라 성능 차이가 발생하므로 개별 기술의 임상적 가치가 수가와 급여 기준에 반영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단순한 수가 인상이 아니라 환자 접근성 향상과 의료 질 개선, 장기적 재정 효율화에 기여한다는 근거 중심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지원 3축… 인재·글로벌·위기 대응"

마지막으로 중소·중견기업 지원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우선 인재 양성을 위해 '의료기기 영업전문가 자격제도'를 신설하고, 규제·보험·윤리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진출 지원과 함께 위기 상황 발생 시 정보와 정책 지원이 신속히 연결될 수 있도록 협회의 대응 기능을 강화한다.

김 회장은 "특히 중소기업은 제도 변화에 따른 정보 격차가 크다"며 "가이드라인, FAQ, 사례집 등을 통해 현장 혼선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의료기기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규제혁신과 산업 경쟁력 강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협회는 정책과 현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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