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2 양성 유방암 치료에 쓰이는 표적항암제인 트라스투주맙의 심독성*과 관련해 '클론성 조혈증(CHIP)'이 새로운 위험인자로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박준빈·혈액종양내과 고영일 교수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와 서울대병원 코호트, 동물실험을 결합해 클론성 조혈증과 트라스투주맙 관련 심독성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AMA Oncology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트라스투주맙은 전체 유방암의 15~20%를 차지하는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에 핵심적으로 쓰이는 표적치료제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는 좌심실 수축 기능 저하나 심부전 등 심독성이 발생할 수 있어, 치료 전 고위험군 선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나이가 들수록 빈도가 증가하는 클론성 조혈증이 트라스투주맙 관련 심독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두 개의 인체 코호트와 동물모델을 통해 심부전 발생 위험, 심독성 발생률, 심장 수축 기능 변화를 분석했다.
영국 바이오뱅크 유방암 환자 1만5729명 분석 결과, 클론성 조혈증이 있으면서 트라스투주맙에 노출된 환자군의 심부전 위험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기준군 대비 보정 하위분포 위험비는 4.57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에서 트라스투주맙을 투여받은 유방암 환자 454명에서도 같은 경향이 관찰됐다. 2년 누적 심독성 발생률은 클론성 조혈증 양성군이 음성군보다 높았고, 다변량 분석에서도 클론성 조혈증은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확인됐다.
동물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클론성 조혈증 관련 유전자인 Tet2 결손 모델에서만 트라스투주맙 투여 후 좌심실 박출률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번 연구는 인체 코호트와 동물실험을 함께 통해 클론성 조혈증과 트라스투주맙 관련 심독성의 연관성을 임상·전임상 양쪽에서 제시한 첫 사례다.
박준빈 교수는 "트라스투주맙은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에 꼭 필요한 약제이지만, 치료 전에 심독성 고위험군을 정밀하게 가려내기는 쉽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클론성 조혈증이 환자별 심독성 위험을 예측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만큼, 향후 맞춤형 심장 모니터링 및 예방 전략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보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