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의사회 "덤핑·공장식 성형 정조준"…윤리위 전면 가동

자율규제 전면 강화… 진료·불법 시술까지 시장 전반 관리

(왼쪽부터)이태근 총무이사, 고한웅 부회장, 반준섭 부회장, 박상현 회장, 안태주 학술이사, 박동권 공보이사, 김진오 공보이사 

성형외과의사회가 미용성형 시장 내 과열 경쟁과 비윤리적 진료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윤리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자율 규제 강화에 본격 착수했다.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공장식 진료, 과대광고, 환자 유인 행위 등이 확산되며 의료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레이저·필러 등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인식되는 영역조차 중대한 합병증 위험이 존재하는 만큼, 윤리 기반 관리 체계가 필수라는 입장이다.

최근 대한성형외과의사회(회장 박상현)는 기자들과 만나 비급여 진료비 공개 확대 이후 일부 의료기관에서 나타나는 과도한 저가 마케팅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며, 이를 의료 질과 직결된 문제로 규정했다.

"레이저·필러도 고위험 의료"…시장 인식과 괴리

의사회는 미용성형이 대중적으로 과소평가되고 있는 현실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목했다. 일반적으로 레이저, 보톡스, 필러 등은 간단한 시술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화상, 색소 이상, 혈관 폐색, 피부 괴사, 실명 등 중대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의료행위라는 것이다.

박상현 회장

박상현 회장은 "시술 자체의 난이도뿐 아니라 해부학적 이해, 합병증 발생 시 대응 능력까지 갖춰져야 하는 영역"이라며 "충분한 수련 없이 시장에 진입하는 구조는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미용성형 시장이 일반 의료가 아닌 '소비형 서비스'로 인식되면서 전문성에 대한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리위원회 전면 가동…덤핑·환자 유인 '단계별 제재'

이 같은 문제 인식 속에서 의사회는 윤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내부 통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비급여 진료비 공개 확대 이후 나타난 과도한 저가 마케팅을 주요 관리 대상으로 삼고,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 중이다.

이태근 총무이사는 "진료비는 자율 영역이지만, 과도하게 낮은 가격을 앞세운 마케팅이 환자 유인으로 이어질 경우 의료 질 저하와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명 요청 ▲경고 ▲회원 권리 제한 등 단계적 조치를 적용하고 있으며, 반복 위반 시 회원 자격 정지까지 검토하는 등 자율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이 총무이사는 "가격 경쟁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의료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를 바로잡는 것이 핵심"이라며 "윤리위원회가 공정한 진료 환경을 유지하는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용성형 시장이 의료 중심에서 '비즈니스 모델'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상담·진료·시술이 분리된 공장식 시스템을 통해 낮은 가격과 높은 회전율을 추구하는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준섭 부회장

이와 관련해 반준섭 부회장은 "이미 의대 졸업생 상당수가 수련 없이 미용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라며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몇 년간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 왜곡이 단순 경쟁을 넘어 의료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적 대응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개원면허제에 대해서도 의사회는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개원을 일정 기간 제한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 부회장은 "저수가 구조와 과도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개원면허제는 단순히 개원을 1~2년 늦추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규제 중심 접근보다는 의사들이 안정적으로 수련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근본적 의료 환경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법 리스크 현실…"설명의무만으로도 분쟁"

성형외과는 이미 높은 수준의 사법 리스크를 감수해 온 분야라는 점도 강조됐다. 객관적 의료사고가 아닌 '주관적 불만족'이나 설명 부족 등을 이유로 소송이 제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설명의무 기준이 강화되면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비현실적인 요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동권 공보이사는 "제도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석에 따라 책임 여부가 달라지는 구조는 의료 현장의 혼란을 키운다"며 "과도한 분쟁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의료사고 배상책임보험 의무화 정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성형외과의 경우 이미 상당수 의료기관이 보험에 가입하고 있어 제도 도입의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일률적 적용 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공보이사는 "비필수의료 분야는 보험에 가입하더라도 형사책임 완화 등 실질적 보호를 받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의료소비자나 법조계에서 소송을 보다 쉽게 제기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며 의료분쟁 증가 가능성도 우려했다.

이에 따라 ▲진료과별 위험도 기반 보험료 체계 ▲비필수의료 보호 장치 ▲소송 억제 장치 마련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오 공보이사

문신사법 "위생·마취·감염 관리 핵심…국가 기준 필요"

문신사법과 관련해서도 체계적인 관리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마취제 사용 관리 ▲불법 장비 사용 금지 ▲감염 예방 교육을 핵심 요소로 제시했다.

김진오 공보이사는 "일부 교육기관에서 검증되지 않은 교육이나 불법 장비 사용 사례가 있었던 만큼, 국가 차원의 통합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무분별한 민간 자격증 남발을 막고, 최소한 의료 관련 자격에 준하는 교육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제도 정비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공보이사는 또 "문신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의료계 참여 없는 제도 운영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의사회는 향후 미용성형 시장의 혼란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윤리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자율 규제와 함께 학술·교육 강화를 통해 의료 질과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박상현 회장은 "결국 성형외과의 경쟁력은 기술과 안전성에서 나온다"며 "윤리와 학술을 기반으로 시장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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