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수가인상, 의료현장 못지켜"… 서울시의사회, 건보체계 개혁 요구

황규석 회장 긴급 기자회견 열고 "의원급 의료기관 생존 위기에" 경고
건정심 헌법소원·의사노조 추진 "수가협상 아닌 일방 통보" 강력 비판

내년도 의원급 요양급여비용 계약이 끝내 결렬된 가운데 서울특별시의사회가 건강보험 수가 결정 구조의 전면적인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시의사회는 공단이 제시한 1.6% 수가 인상률이 급격한 물가 상승과 인건비 부담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수준이라며, 현재의 수가협상 체계를 "협상이 아닌 일방적 통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4일 서울시의사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급 의료기관은 이미 생존의 한계선에 도달했다"며 "근본적인 건강보험 재정 운영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지역 의료체계 붕괴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최근 몇 년간 의원급 의료기관이 최저임금 상승과 간호인력 확보 경쟁에 따른 인건비 증가, 임대료 및 관리비 상승 등으로 큰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의 운영비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1.6% 인상률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다"며 "명목상 인상일 뿐 실질적으로는 진료비 삭감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세청 매출 자료만을 근거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 상황을 판단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황 회장은 "총매출과 순수익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의원별·진료과별 편차가 매우 큰 상황에서 일부 고매출 사례만으로 전체 의료기관의 경영 여건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필수의료일수록 타격"…상대가치·검체수가 개편 비판

서울시의사회는 최근 추진된 상대가치 개편과 검체수가 조정 역시 의원급 의료기관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내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등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진료과일수록 수익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며 "급여 진료 의존도가 높은 개원가는 사실상 이중의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필수의료 강화를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현장에서는 필수의료를 수행할수록 불리한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협상 아닌 통보"…재정운영위원회 구조 개편 요구

서울시의사회는 수가협상이 반복적으로 결렬되는 근본 원인으로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 구조를 지목했다.

황 회장은 "협상에 앞서 이미 밴딩 규모가 결정된 상태에서 공급자가 협상에 참여하는 현재 방식은 진정한 의미의 협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가입자 중심 구조 속에서 공급자의 의견은 사실상 반영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원가와 진료비용에 대한 객관적 분석보다는 제한된 재정 범위 안에서 수치를 배분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며 "독일과 일본처럼 원가 기반 수가 산정 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정심 헌법소원·의사노조 추진 검토

서울시의사회는 향후 법적 대응과 제도 개선 활동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황 회장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의 구조적 문제와 수가 결정 과정에 대해 헌법소원 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소송 결과를 기대하기보다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알리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며 "의료계의 어려움이 특정 직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의료 접근성과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의사협회 차원의 의사노조 설립 논의에도 힘을 보탰다.

황 회장은 "현행 건강보험 체계에서 개원의들은 정부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합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수가를 단순히 의료인의 소득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정 수가는 의료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라며 "지금과 같은 구조가 지속된다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 악화는 물론 지역 의료체계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필수의료와 일차의료를 살리기 위한 재정 지원 확대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정부와 국회가 의료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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