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 살린다더니 수도권 병상 확대?" 의협, 정부에 '정책 모순'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병상 신·증설, 지역 필수의료 붕괴…병상수급관리 원칙 따라 엄격 심사해야"

정부가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과 지역 필수의료 강화를 의료개혁의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대학병원들의 대규모 병상 신·증설 계획이 잇따르자 의료계가 "정책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대한의사협회 김성근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근 수도권 대학병원들의 분원 설립과 병상 확대 움직임과 관련해 "지역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 정책과 수도권 병상 확충이 동시에 추진되는 것은 명백한 정책적 모순"이라며 "정부는 병상수급관리 원칙에 따라 병상 증설 승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정부가 그동안 여러 차례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과 지역 필수의료 강화를 의료개혁의 핵심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수도권 대형병원의 병상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의료인력과 환자의 수도권 집중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수도권 병상 확대는 지역 의료기관의 의료인력 유출을 가속화하고, 결국 수도권 대형병원은 더욱 비대해지는 반면 지역 의료기관은 필수의료 제공 기반이 약화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가 지역의료 강화를 국가 의료정책의 핵심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면, 수도권 대형병원의 무분별한 병상 확대는 그 자체로 정책 방향과 상충될 수 있다"며 "지역의료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사업은 무엇보다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의료기관 개설 허가는 시·도지사의 권한이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병상 신·증설은 보건복지부의 병상수급관리계획과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최종적인 정책 판단 역시 국가 의료체계 운영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병상수급관리계획을 근거로 수도권 병상 확대 계획을 면밀히 검토하고, 지역의료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정책적 조율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의료기관에도 단순한 규모 경쟁을 넘어 지역사회와 국가 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정상화와 지역 필수의료 회복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수도권 병상 확대가 지역의료 붕괴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지 않도록 국가 의료체계 차원의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