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흔하게 발생하는 척추 압박골절이 골다공증 때문인지, 암이 척추로 전이돼 발생한 것인지 인공지능(AI)이 MRI 영상을 통해 구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골다공증성 척추 압박골절과 암 전이에 의한 병적 골절은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비슷하지만 치료 방향은 크게 다르다. 골다공증이 원인이라면 골다공증 치료와 척추 안정화 등이 중심이 되지만, 암 전이가 원인이라면 원발암을 확인하고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암 전이에 따른 골절을 단순한 골다공증성 골절로 판단할 경우 암의 발견과 치료가 늦어질 수 있어 두 질환을 정확하게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철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교신저자)와 안중현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신유진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데이터사이언스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진단 과정에서 AI가 의료진을 보조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척추 압박골절 또는 척추 전이가 확인된 환자 2165명의 척추 MRI를 분석하고, 총 2만7,543개의 척추 마디를 대상으로 딥러닝 기반 AI 모델의 성능을 평가했다.
AI는 MRI 영상에서 이상이 있는 척추뼈의 위치를 찾아낸 뒤 해당 병변이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인지 암 전이에 의한 골절인지 분류하도록 학습됐다. 연구팀은 여러 딥러닝 모델을 동일한 영상 데이터에 적용해 각각의 진단 성능도 비교했다.
그 결과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인 AI 모델은 암 전이로 판단한 사례 가운데 실제 암 전이였던 비율이 약 91%에 달했으며, 실제 암 전이 골절 가운데 AI가 이를 놓치지 않고 찾아낸 비율은 약 93%로 나타났다. 병변의 위치를 찾아내는 능력까지 종합했을 때도 가장 균형 잡힌 성능을 보였다.
일부 AI 모델은 암 전이 골절을 놓치지 않고 찾아내는 능력이 특히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척추 MRI에서 암 전이 가능성이 있는 병변을 우선적으로 확인하는 선별검사 또는 진단 보조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AI가 새로운 영상을 촬영하지 않고도 임상에서 이미 흔하게 활용되는 척추 MRI를 분석해 의료진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병변을 찾아낼 수 있다는 데 있다.
이재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일상적으로 시행되는 척추 MRI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의료진이 특별히 주의 깊게 봐야 할 병변을 찾아내고 암 여부를 감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AI가 의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한 번 더 확인하도록 돕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된다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Deep Learning Magnetic Resonance Imaging Algorithm for Differentiating Metastatic Vertebral Fractures'라는 제목으로 척추 분야 국제학술지 *The Spine Journal에 2026년 4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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