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용량 아스피린, 빨리 시작할수록 효과"…전자간증·조산 위험 낮춰

분당차여성병원 이지연 교수팀, 전자간증 위험요인 2개 이상 임신부 2275명 분석

이지연 교수

임신 중 전자간증 위험이 높은 여성은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뿐 아니라 언제부터 복용을 시작하느냐가 임신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임신 12주 이전에 저용량 아스피린을 시작한 임신부에서 임신성 고혈압과 전자간증, 조산 위험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여성병원 산부인과 이지연 교수팀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임신 20주 이상을 유지한 단태임신 가운데 전자간증 중등도 위험요인을 2개 이상 보유하고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 임신부 2275명을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임신 12주 이전에 아스피린 복용을 시작한 1802명과 12~20주 사이에 복용을 시작한 473명으로 나눠 임신성 고혈압, 전자간증, 임신성 당뇨병, 조산 및 신생아 예후 등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임신 12주 이전에 아스피린을 시작한 군에서 임신성 고혈압과 전자간증 발생률이 뚜렷하게 낮았다.

임신성 고혈압은 12~20주 사이에 복용을 시작한 군에서 24.9%였지만 12주 이전 시작군에서는 6.1%로 감소했다. 전자간증 역시 15.6%에서 4.2%로 낮아졌다.

산모의 나이와 BMI, 임신 방법 등 여러 요인을 보정한 분석에서도 차이는 확인됐다. 12주 이전에 아스피린을 시작한 임신부는 12~20주에 시작한 임신부보다 임신성 고혈압 위험이 76%, 전자간증 위험이 71% 낮았다.

조산 위험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32주 이전 조산은 12주 이전 시작군에서 0.3%에 그친 반면 12~20주 시작군에서는 7.0%로 나타났다. 34주 이전 조산 역시 각각 1.3%와 8.7%로, 임신 초기에 아스피린을 시작한 군에서 낮았다.

신생아 예후에서도 임신 초기 아스피린 복용군이 유리한 결과를 보였다.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입원율은 12주 이전 시작군에서 18.8%, 12~20주 시작군에서 31.8%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호흡곤란증후군(RDS), 기관지폐이형성증(BPD), 동맥관개존증(PDA), 미숙아 망막병증(ROP) 등 일부 신생아 합병증 위험도 낮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전자간증 위험요인을 가진 임신부를 대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의 시작 시점에 따른 임신 및 신생아 예후를 비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자간증은 임신 후반기에 고혈압과 단백뇨 등으로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관련 병태생리는 임신 초기 태반 형성 과정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태반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부터 예방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전자간증 위험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현재 국제 진료지침에서도 전자간증 발생 위험이 높은 임신부에게 저용량 아스피린을 임신 12주 이후, 가능하면 16주 이전에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 권고 범위 안에서도 예방적 아스피린의 시작 시점을 보다 이른 임신 초기로 앞당기는 것이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지연 분당차여성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자간증 예방에서 아스피린을 복용하는지 여부뿐 아니라 언제 시작하느냐도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다만 아스피린 복용이 모든 임신부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며, 개인의 전자간증 위험요인과 임신 상태, 출혈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자간증은 산모뿐 아니라 태아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고위험 임신부는 임신 초기부터 전문의와 상담해 예방과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모체태아의학 및 고위험 임신 분야 국제학술지 'AJOG-MFM'에 게재됐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