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부터 폭력 피해까지"…의협, 회원 권익보호 전방위 강화

인터뷰/ 좌훈정 대한의사협회 회원권익위원회 위원장
지난해 역대 최다 2만9608건 민원 처리…실사상담센터 등 회원 보호 기능 강화
콜센터·통합민원·챗봇 구축 비대면 서비스 확대…"회원 민원 협회 최우선 과제로"

좌훈정 대한의사협회 회원권익위원회 위원장

대한의사협회 회원권익위원회가 단순한 민원 접수·처리를 넘어 회원들이 진료 현장에서 겪는 각종 행정적·법률적 고충에 적극 대응하는 '회원 권익보호 컨트롤타워'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다인 2만9608건의 민원을 처리한 회원권익위원회는 올해 콜센터 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통합민원 창구와 챗봇 도입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 현지조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방문확인 등에 대응하기 위한 실사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의료인 폭력 피해 회원에 대한 법률·행정 지원도 강화한다.

좌훈정 대한의사협회 회원권익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회원권익위원회는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과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해결하고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하고 있다"며 "회원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위원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회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고충은 다양하지만, 좌 위원장이 특히 심각하게 꼽은 분야는 보건복지부 현지조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 현지방문 등 이른바 '실사'다.

좌 위원장은 "회원마다 체감도가 다를 수 있지만 정신적·경제적으로 가장 큰 고충을 주는 민원은 실사민원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 실사로 인한 정신적 고통으로 회원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마련된 것이 '실사상담센터'다. 실사상담센터는 좌 위원장이 서울특별시의사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운영했던 실사상담 단체대화방 경험을 바탕으로 추진됐다.

당시 회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보건복지부 현지조사와 건보공단 현지확인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이라는 점을 확인했고, 이를 의협 차원으로 확대했다. 2025년 6월 16일 문을 연 실사상담센터에는 의사와 변호사가 상담 자문위원으로 참여한다.

좌 위원장은 "기존 사무국 직원 중심의 전화상담서비스에서 벗어나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준실시간으로 의사와 변호사가 상담위원으로 참여하는 전문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회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사상담센터는 일부 시도의사회나 직역의사회에서 제공하는 실사상담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회원들도 의협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김병기 부위원장은 "회원이 상담신청서와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실사상담위원 단톡방에서 1차적으로 내용을 검토한 뒤 회원별 상담 단톡방을 만들어 상담자문위원과 회원이 상담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상담 분야도 단순한 실사 대응요령에 그치지 않는다. 실사 방문에 따른 자료 제출, 기본 대응방법, 자료 준비, 조사 결과의 적정성, 조사 결과에 대한 동의 여부는 물론 향후 행정처분이나 형사처벌 문제까지 폭넓게 상담한다.

현재까지 실제 상담서비스를 제공한 사례는 총 4건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관리료 적정청구 여부 관련 방문확인, 보건복지부의 의약품관리료 등 요양급여비용 청구 관련 현지조사, 입원료·진단 및 검사료 등 적정청구 여부 관련 방문확인, C-Arm 투시 영상 저장 기록 미비 관련 현지조사 등이 대표적이다.

또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관리료 관련 사례에서는 실사상담센터의 상담과 의협 보험국 직원의 현지 지원을 통해 최초 환수 대상 건수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화 중심 민원서비스, 콜센터·통합민원으로 전환

회원권익위원회는 민원 처리 방식 자체도 변화시키고 있다. 현재 전체 민원의 99% 이상이 면허신고나 연수교육 등 단순·반복적인 다빈도 민원이며 전화 접수가 압도적이다. 이에 따라 올해 예산사업으로 '콜센터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철희 간사는 "콜센터 시스템 도입은 전화민원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전화민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회원들의 전화민원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스템이 구축되면 전화민원의 기록·저장, 회원·비회원 구분, 회원정보 조회, 민원 이력 관리, 콜백, 문자메시지 전송 등이 가능해진다. 실시간 녹음 재생과 자동 민원 통계 추출, 직원별 민원처리 현황 파악 등을 통해 내부 업무 효율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콜센터 시스템은 현재 추진 중인 'KMA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의 2차 사업으로 선정돼 2026년 8월 13일부터 2027년 3월 1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회원들이 굳이 전화를 하지 않고도 필요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통합민원서비스도 구축한다. KMA 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회비, 면허신고, 연수교육, 회원증명서 등 주요 회원 서비스를 한 곳에서 신청·조회·발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챗봇 기능을 탑재해 반복적인 질문에 자동으로 답변하고, 상담 내용을 기반으로 관련 서비스 페이지나 신청 링크까지 연결할 예정이다.

이 간사는 "회원들이 시간적·장소적 제약을 받지 않고 비대면 민원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료인 폭력 피해도 적극 지원

회원권익위원회는 의료인 폭력 피해 회원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의협은 2017년부터 의료기관 내 폭행 및 성폭력 사건으로부터 의사를 보호하기 위해 '의료인 폭력 피해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폭력 피해가 접수되면 회원의 요청에 따라 전문변호사 전화상담을 지원하고, 변호사 선임이나 탄원서, 보도자료, 성명서 발표 등이 필요한 경우 회원권익위원회에서 지원 내용과 방법을 심의한 뒤 관련 부서의 후속조치로 연결한다.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건은 현장 방문이나 관련 기관 항의 방문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도 진행한다.

좌 위원장은 "폭력신고 내용이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건의 경우 현장 방문이나 관련 기관에 대한 항의 방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좌 위원장이 그리는 회원권익보호 시스템의 핵심은 민원 처리의 디지털화와 전문화, 지역사회와의 협업 강화다. 단기적으로 KMA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을 통해 노후화된 협회 홈페이지와 연수교육, 면허신고 프로그램, 휴대폰 앱 등을 개선하고, 통합민원사이트와 챗봇, 최신 민원 사례 Q&A를 통해 반복적인 민원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또 16개 시도의사회 회원권익위원회와 협력체계를 강화해 민원이 발생한 시점부터 처리 완료까지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회원권익위원회는 중앙실무위원회와 전체 위원회로 나눠 운영되고 있으며, 16개 시도의사회와 대한의학회, 개원의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한국여자의사회, 대한병원장협의회 등에서 추천한 총 36명의 위원이 참여하고 있다. 중앙실무위원회와 전체 위원회는 실시간 민원 사항을 심의할 수 있도록 단체대화방을 운영하며, 중앙회와 지역의사회 간 협업이 필요한 민원에도 공동 대응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신규 회원과 고령 회원을 위한 맞춤형 정보 제공, 회비 납부 시스템, 면허신고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불합리한 의료 관련 법령 제·개정과 정부의 규제 강화 정책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좌 위원장은 "작은 민원이라도 회원님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저희 회원권익위원회와 함께한다면 회원님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과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언제든지 대한의사협회 회원권익위원회를 찾아주시면 회원님의 민원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