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의사회 "방광암 소변검사, 비뇨의학과·상급병원 제한 철회해야"

PENK 유전자 메틸화 검사 실시기관·처방 주체 제한에 반발
"혈뇨환자 첫 진료맡는 일차의료 배제…의료전달체계와 모순"

방광암 보조 진단을 위한 비침습 소변검사의 실시기관과 처방 주체를 제한하는 정부의 신의료기술 고시 개정안에 대해 의료계가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내과의사회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7일 행정예고한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 고시' 일부개정안과 관련해 PENK 유전자 메틸화 검사의 실시기관을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으로, 처방 주체를 비뇨의학과 전문의로 한정한 것은 임상 현실과 의료전달체계에 맞지 않는 과도한 제한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혈뇨 환자의 상당수가 내과 등 일차의료기관을 먼저 찾는 상황에서 비뇨의학과 전문의만 검사를 처방하도록 제한하면 환자의 진료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내과의사회는 10일 이번 개정안의 처방 주체 제한이 실제 혈뇨 진료 과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혈뇨는 신장 실질 질환부터 요로계 감염, 악성종양까지 다양한 원인을 감별해야 하는 증상이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상당수 환자가 내과를 비롯한 일차의료기관을 먼저 방문해 기본적인 평가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방광암 가능성을 판단하고 추가적인 정밀검사나 상급병원 의뢰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는 것도 일차의료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게 내과의사회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검사 자체의 사용대상은 이미 '혈뇨 증상이 있는 만 40세 이상의 방광암 의심 환자'로 규정돼 있는 만큼, 사용대상을 준수하도록 관리하면 되지 특정 진료과 전문의에게만 처방 권한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내과의사회는 "적응증 준수 여부를 통해 질 관리를 하는 것이 타당한데 진료과 제한이라는 이중적인 규제를 둘 임상적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시기관을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으로 제한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PENK 검사는 자연 배설된 소변을 이용하는 비침습 체외진단검사로, 검사 과정에서 환자에게 직접적인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또 유전자 분석 자체는 표준화된 검사 프로토콜을 갖춘 검체검사기관에서 시행되는 만큼 의료기관 종별에 따라 검사 안전성이나 질적 수준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평가 유예 기간 동안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데이터만 축적될 경우 실제 검사가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일차의료 환경의 진료 데이터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내과의사회는 "유예 기간 동안 상급종합병원 자료만 축적된다면 향후 실제 검사가 주로 사용될 진료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편중된 근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신의료기술평가의 근거 축적이라는 제도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내과의사회가 특히 문제 삼은 부분은 의료전달체계와의 충돌이다.

PENK 검사의 임상적 가치는 높은 음성예측도를 바탕으로 방광암 가능성이 낮은 환자를 선별해 불필요한 침습적 방광경 검사를 줄이고, 추가적인 정밀진료가 필요한 환자를 상급기관으로 의뢰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같은 선별검사의 활용도가 가장 높은 곳이 오히려 환자가 처음 방문하는 일차의료기관이라는 주장이다.

내과의사회는 "일차의료에서 선별한 뒤 필요한 환자를 상급기관으로 의뢰하는 것이 의료전달체계의 기본적인 방향"이라며 "단순 소변검사를 받기 위해 환자가 종합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을 찾아야 한다면 의료 이용의 비효율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일한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 내 유사 검사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내과의사회에 따르면 현재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로 고시된 제19호 '신데칸-2(SDC-2) 유전자 메틸화 검사'는 PENK 검사와 동일한 유전자 메틸화 기반 실시간 PCR 방식의 비침습 검사임에도 실시기관 종별 제한 없이 시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PENK 검사에 대해서만 실시기관과 처방 진료과를 동시에 제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남용 우려 역시 사용현황 보고와 환자 동의, 관리지침에 따른 사용중단 등 사후관리 장치를 통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내과의사회는 오는 17일 의견수렴 기한을 앞두고 정부에 개정안 수정을 촉구했다.

우선 검사 실시기관을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10조에 따라 요양급여 결정을 신청한 모든 요양기관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함께 처방 주체를 비뇨의학과 전문의로 한정한 규정을 삭제하고, 고시된 사용대상을 전제로 의사의 전문적 판단에 따라 처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비침습 검사에 의료기관 종별 및 특정 진료과 제한을 부과한 구체적인 심의 근거도 의료계에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내과의사회는 "평가 유예 제도가 새로운 의료기술을 임상 현장에서 조기에 활용하고 향후 평가에 필요한 근거를 축적하기 위한 제도라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러나 임상 현실과 의료전달체계, 유사 기술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합리적인 기준으로 개정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