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할 의사, 한 해 5명도 안 온다"

위암학회, 기자간담회 열고 "전임의 지원 2~3명, 많아야 5~6명…전문의 맥 끊길 위기"
위암수술 원가보상률 약 80%…"문합술·림프절 절제 등 고난도 행위별 수가 현실화해야"

위암 치료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조기 위암은 물론 진행성·4기 위암에서도 수술과 항암치료를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담당할 외과 전문의는 줄고 있다.

대한위암학회가 위암 수술 현장의 가장 큰 문제로 전문의 인력 감소와 낮은 수가를 지목했다. 특히 전국적으로 위암 수술을 전공하려는 위장관외과 전임의 지원자가 한 해 2~3명, 많아야 5~6명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이대로라면 위암 수술을 담당할 전문의 양성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다.

대한위암학회 이혁준 이사장은 17일 국제학술대회 'KINGCA WEEK 2026'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위기 상황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전국적으로 한 해에 위암 수술을 전공하려는 위장관외과 전임의 지원자가 2~3명, 많아야 5~6명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대로 가면 국내에서 위암 수술을 집도할 전문의의 맥이 완전히 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회가 꼽은 주요 원인은 건강보험 수가다.

위암 수술은 장시간의 수술 시간이 필요하고 높은 숙련도가 요구되는 고난도 수술이다. 위 절제뿐 아니라 소화관을 다시 연결하는 문합술과 광범위한 림프절 절제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복강경 등 최소침습수술에서는 더욱 높은 수준의 수술 역량이 요구된다.

그러나 학회는 현행 수가 체계가 실제 위암 수술에 투입되는 의료자원과 난이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소화기계 암 수술 전반의 원가보상률을 약 102%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학회는 여러 암종을 묶은 평균값이라는 점에서 실제 위암 수술의 보상 수준과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다. 

학회가 제시한 위암 수술의 원가보상률은 약 80% 수준이다.

이 이사장은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의 위암 수술 수가는 3분의 1, 미국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라며 "국내 다른 장기 이식 수술과 비교해도 5분의 1 수준에 머무는 등 외과계 내에서도 극심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화기계 암 수술 전체를 평균으로 묶어 평가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상대적으로 수술 건수가 많거나 수가가 높은 다른 암종이 함께 포함되면서 위암 수술의 실제 보상 수준이 가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난도 위암 수술의 특성을 반영한 행위별 수가 세분화도 언급하며 "복잡한 재건술이 필수적인 위암 문합술이나 광범위 림프절 절제술에 대한 행위 정의와 별도 보상이 미비하다"며 "고난도 복강경 위암 수술에 투입되는 재료대와 기술료 역시 단순 충수절제술 등과 유사한 틀에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위암학회는 정부와 진행 중인 보험정책 논의를 통해 수술의 난이도와 위험도를 반영한 행위 세분화와 수가 현실화를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과 지역 병원의 진료 기반 약화도 문제로 지목됐다.

공성호 총무이사는 "병원 경영 압박과 저수가 구조가 맞물리면서 빅5 병원의 수술 집중과 지역 병원의 환자 이탈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회 차원에서도 지역 균형을 위한 임원 배분과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며 "제도적 가산책과 국민적 인식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젊은 외과의들이 위암 수술 분야에 진입하고 전문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교육·연구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이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수술 술기와 연구 역량을 갖췄더라도 이를 이어받아 환자를 살릴 다음 세대 외과의사가 없다면 '위암 완치'는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유관 단체가 위암 필수의료 인프라를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수가 정상화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