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협착증, 고령일수록 '수술 범위' 신중히 결정해야

새힘병원 신경외과 이철우 원장

 

허리통증과 다리 저림으로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온 고령 환자라면 증상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보행이 어려워질 때 척추관협착증의 진행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발이나 회음부의 감각 변화처럼 새로운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면 보다 면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새힘병원 신경외과 이철우 원장은 "이는 사례를 통해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다. 92세 여성 환자는 약 10년간 허리통증과 양쪽 다리 통증·저림으로 주사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내원 한 달 전부터 양쪽 발바닥 감각이 떨어지고 항문 주변이 먹먹해지는 증상과 함께 보행이 어려워졌다. 뚜렷한 근력 저하는 없었지만 보행기가 있어야 걸을 수 있었고, 내원 당시 통증은 VAS 7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 결과 퇴행성 척추측만증과 여러 분절의 척추관협착증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제4-5요추 부위는 두꺼워진 후관절과 황색인대로 인해 척추관이 심하게 좁아져 있었으며 전방전위증도 동반돼 있었다. 다만 전방전위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고령 환자에서 여러 부위에 퇴행성 변화가 있다고 해서 영상에서 보이는 모든 병변을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증상과 신경학적 검사, 영상소견을 종합해 실제 증상과 관련성이 높은 병변을 구분하고 필요한 수술 범위를 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철우 원장은 "의료진은 이 환자의 주된 증상과 관련된 병변을 제4-5요추 한 분절로 판단하고, 척추마취하 내시경적 감압술을 시행했다. 수술 중에는 두꺼워진 황색인대와 경막 사이에 심한 유착이 확인돼 이를 조심스럽게 박리한 뒤 경막낭과 양쪽 신경근을 감압했다. 수술 후 MRI에서는 해당 부위의 척추관이 넓어진 모습이 확인됐다. 환자가 호소하던 엉치와 다리 통증은 VAS 7점에서 3점으로 감소했으며 수술 후 2일째 퇴원했다"고 전했다.

이어 "초고령 환자의 척추관협착증은 나이만으로 수술 여부를 판단하기보다 전신 상태와 신경학적 증상, 척추의 안정성, 영상검사에서 확인되는 병변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여러 분절에 퇴행성 변화가 있더라도 증상을 일으키는 주된 병변을 구분할 수 있다면 환자 상태에 따라 필요한 범위에 한정한 감압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내시경 감압술 역시 모든 고령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병변의 위치와 범위, 척추 불안정성 등을 확인해 적응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