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에 방광암을 진단받은 남성이 인공방광 수술과 항암치료를 거쳐 10년 만에 추적관찰을 마무리했다. 방광을 제거해야 한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배뇨 기능과 가임력 보존을 함께 고려한 치료를 받았고, 지금은 쌍둥이 자녀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암의 재발 없이 건강을 유지한 환자에게 의료진은 "이제 외래에 오지 않아도 된다"는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대비뇨기병원에서 방광암 치료를 받은 이모 씨(46)는 지난 1일 이동현 교수로부터 추적관찰을 마무리해도 된다는 설명을 들었다. 2016년 12월 인공방광 수술을 받은 뒤 약 10년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온 끝에 재발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씨가 처음 혈뇨를 경험한 것은 2014년이었다. 동네 병원에서 요도염 진단을 받았지만,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후 2015년 8월 다시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방광암이 발견됐다.
젊은 나이에 암을 진단받은 충격도 컸지만, 수술 후 삶에 대한 걱정은 더 컸다. 방광을 제거하면 소변주머니를 사용해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배뇨 방식이 달라지고 일상생활에도 제약이 생길까 두려웠다.
이 씨는 "처음에는 방광암이라는 사실도 걱정이었지만, 수술을 받으면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가 막막했다"며 "특히 소변주머니를 사용하게 될까 봐 걱정이 많았고, 수술 후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지도 고민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씨는 2016년 12월 당시 인공방광센터장이던 이동현 교수를 만나 인공방광 수술을 받았다. 방광을 제거한 뒤 소장의 일부를 이용해 새로운 방광을 만드는 수술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외부 소변주머니 없이 자연배뇨가 가능하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수술 후 확인된 병리검사 결과는 가볍지 않았다. 암이 방광 근육층을 침범했고 골반 림프절 전이도 나타났다. 절제한 림프절 41개 가운데 5개에서 암이 확인됐다. 이 씨는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항암치료를 6차까지 진행했다.
치료 과정에서 의료진은 암 제거뿐 아니라 수술 이후의 삶도 함께 고려했다. 특히 이 씨가 젊은 환자였던 만큼 향후 결혼과 출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임력 보존 방안을 논의했다.
이 교수의 권유에 따라 이 씨는 항암치료에 앞서 정자를 보관했다. 이후 결혼한 뒤 보관한 정자를 활용한 시험관 시술을 통해 쌍둥이 자녀를 얻었다. 암 치료가 생명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가족을 이루는 미래로 이어진 것이다.
수술 직후에는 배뇨 후 뻐근함이나 잔뇨감 등을 경험했지만, 현재는 특별한 통증이나 합병증 없이 생활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배뇨 기능과 신장 기능 등을 확인하며 장기 추적관찰을 이어왔고, 최근까지 재발 없이 건강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 씨의 수술을 집도한 이동현 교수는 연간 200건 이상의 인공방광 수술을 시행해 왔다. 기존 8시간가량 걸리던 수술 시간을 3~4시간 수준으로 단축하고, 신경과 혈관 손상을 최소화하는 무수혈 수술 등 환자의 회복과 삶의 질을 고려한 수술법을 발전시켜 왔다.
이 교수는 인공방광 수술을 비롯한 비뇨기계 질환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이대비뇨기병원을 설립했으며, 현재 병원장으로서 방광암 치료와 인공방광 수술에 힘쓰고 있다.
이 씨는 "처음에는 수술 후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 많았는데,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두 아이를 낳고 가족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게 됐다"며 "당시 제 상황을 고려해 인공방광 수술이라는 치료 방법을 결정해 주시고 새 삶을 선물해 주신 의료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동현 교수는 "젊은 나이에 방광암을 진단받은 환자에게는 암 치료뿐 아니라 치료 이후의 삶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인공방광 수술 후에도 환자가 새로운 배뇨 방식에 적응하고 건강한 일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비뇨기 4차 전문병원으로서 환자의 암 치료와 삶의 질, 장기적인 건강을 함께 고려한 치료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보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