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화장실을 자주 찾거나 물을 마셔도 갈증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면 단순한 수분 부족으로만 생각하기 어렵다. 특히 소변량이 늘어나면서 갈증이 심해지고 피로감까지 동반된다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증상은 당뇨병에서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변화지만,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는 증상과 비슷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도 있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거나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해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는 만성질환이다. 인슐린은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로 이동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도록 돕는 호르몬으로,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혈당이 정상 범위보다 높게 유지될 수 있다.
혈당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면 신장에서 포도당을 충분히 재흡수하지 못해 소변으로 당이 배출될 수 있다. 이때 포도당과 함께 수분도 빠져나가는 삼투성 이뇨 현상이 발생하면서 소변량이 증가한다. 소변으로 배출되는 수분이 많아지면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갈증을 자주 느끼게 된다.
이처럼 소변량이 증가하는 다뇨와 심한 갈증을 느끼는 다음은 당뇨병에서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특히 낮뿐 아니라 밤에도 소변을 보기 위해 자주 깨거나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면 혈당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만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은 과민성 방광이나 요로감염, 카페인 섭취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어 실제 소변량이 증가했는지 구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당뇨병에서는 갈증과 다뇨 외에도 쉽게 피로해지거나 체중이 감소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혈액 속 포도당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면 신체가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혈당이 크게 상승한 상태에서는 체중 감소가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식사량이 크게 줄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감소하거나 평소보다 허기를 자주 느낀다면 당뇨병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모든 당뇨병 환자에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제2형 당뇨병은 혈당이 서서히 상승하면서 뚜렷한 자각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이나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게 확인된 뒤에야 혈당 이상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비만이나 당뇨병 가족력,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위험요인이 있다면 정기적인 혈당 확인이 중요하다.
당뇨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공복혈당검사와 당화혈색소검사 등을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8시간 이상 금식한 상태에서 측정한 공복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이면 당뇨병 진단 기준에 해당한다. 다만 전형적인 고혈당 증상과 함께 무작위 혈당이 200mg/dL 이상인 경우 등 일부 상황을 제외하면 반복 검사를 통해 진단을 확인해야 한다.
공복혈당이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식후 혈당이 높게 상승하는 경우가 있어 필요에 따라 경구당부하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또한 당화혈색소는 최근 약 2~3개월간의 평균적인 혈당 상태를 반영하므로 공복혈당검사와 함께 평가하면 혈당 조절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검사 방법은 증상과 위험요인, 기존 건강검진 결과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당뇨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혈당이 높은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여러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은 망막병증이나 신장질환, 신경병증 등의 미세혈관 합병증뿐 아니라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초기에는 특별한 불편함이 없더라도 혈당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평소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당분이 많은 음료와 정제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과 적정 체중 유지를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거나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생활습관 개선과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통해 혈당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심한 갈증과 다뇨가 갑자기 발생하면서 구토나 복통, 심한 무기력감, 의식 변화 등이 동반된다면 심각한 고혈당 상태일 가능성이 있어 즉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증상은 단순한 피로나 탈수로 생각하고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용인성모내과의원 홍기평 대표원장은 "소변을 자주 보고 갈증이 심해지는 증상은 일상적인 수분 섭취 변화로도 나타날 수 있지만, 혈당이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다뇨와 다음의 신호일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야간 소변 횟수가 늘어나거나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혈당검사를 통해 당뇨병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2형 당뇨병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당뇨병 가족력이나 비만, 고혈압 등 위험요인이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혈당 상태를 확인하고, 이상이 발견됐다면 생활습관 개선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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