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국내 R&D 투자 1조922억… 2년 연속 1조원 돌파

임상 참여 환자 17.6% 증가·연구인력 2625명 확대… 중국 추격 속 규제 혁신 과제

다국적 제약기업들의 국내 연구개발(R&D) 투자가 2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바이오헬스 생태계의 성장 동력이 이어지고 있다. 환자들의 혁신신약 접근 기회가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의 빠른 추격에 대응하기 위한 규제 혁신이 새로운 과제로 부상했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29일 소속 34개 회원사의 2025 회계연도 투자·고용 실적을 종합한 '2026 KRPIA 연구개발 및 투자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들이 지난해 국내 임상연구에 투입한 R&D 총비용(해외 본사 직접 외주비 제외)은 1조922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11.2%를 기록하며 꾸준한 확장세를 이어갔다. 이 가운데 임상시험용 의약품 관련 비용은 전체의 39.3%인 4293억원을 차지했다.

임상연구도 활발해졌다. 지난해 국내에서 진행된 임상연구는 총 1787건으로 전년 대비 5.7% 늘었다. 특히 제약사가 주도한 1~3상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는 2만6686명으로 전년 대비 17.6% 급증했다.

항암제 관련 연구가 1030건, 희귀질환 연구가 192건으로 전체 임상연구의 80% 이상을 구성했다. 중증·희귀질환 환자들이 신약 개발 과정에서 치료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고용과 산학연 협력 역시 확대됐다. 2025년 기준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R&D 전문인력은 2625명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이 중 임상연구 인력은 1414명으로 전체의 53.8%를 차지했다.

회원사들은 국내 개발물질 도입, 공동연구개발, 대학·연구소 대상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 산업의 인재 양성과 기술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글로벌 임상시험 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국의 위상은 미세하게 후퇴했다. 한국의 글로벌 임상시험 점유율은 2024년 3.46%에서 2025년 3.38%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중국은 규제 개선과 신속한 환자 모집을 앞세워 같은 기간 점유율을 9%에서 17%로 끌어올렸다. 중국의 추격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글로벌 신약개발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RPIA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R&D 투자는 환자 치료 기회 확대와 전문인력 양성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신속하고 유연한 규제 환경과 혁신신약의 가치에 걸맞은 보상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유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