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에 무너지는 소아응급…의협 "책임자 문책하라"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교수 7명 사직 의사…중증 소아응급 진료체계 붕괴 우려

의료계가 경기남부경찰청의 강압적인 압수수색과 무리한 수사 방식을 강력히 규탄하며 책임자 문책과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경찰 수사 여파로 아주대학교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소속 교수 7명이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중증 소아응급의료체계가 붕괴 위기에 놓였다는 주장이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는 소아응급 진료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수사가 의료진의 진료 활동을 위축시키고 환자 안전까지 위협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수사 책임자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경찰청 차원의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의협에 따르면 지난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경기남부경찰청의 수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수사를 지휘한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은 '안타깝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책임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게 의협의 설명이다.

의협은 응급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현장에서 사전 협조 없이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이후 의료진 명단 제출 요구까지 이어지면서 현장을 지키던 의료진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 가해졌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수사 방식이 결국 소아응급의료체계를 위기로 몰아넣었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경찰이 강압적 수사에 대해 국민과 의료진에게 즉각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며 "사전 협조나 임의제출 절차 없이 진료 현장을 지키던 의사에게 자리를 비우도록 요구하며 압수수색을 강행한 것은 응급환자 치료를 방해한 행위라는 것"라고 비난했다. 

이어 "경찰청이 이번 압수수색의 결정부터 집행까지 전 과정을 철저히 조사하고, 환자와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수사 규칙과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증 소아응급 진료의 핵심 거점인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의 운영 차질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의협에 따르면 해당 센터는 권역응급센터 평가 종합점수 100.4점으로 전국 2위, 전원 환자 수용 분담률 263.1%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증 소아 환자 안정화 치료 실적도 214.7건으로 전국 2위에 올랐다.

의협은 해당 센터가 중증 소아응급 환자 진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며, 이 같은 거점마저 멈춰 선다면 전국 소아응급의료체계 전반으로 의료 공백이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함께 "사직을 고민하는 의료진을 비롯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고 있는 전국 소아응급 의료진에게 현장을 지켜 달라"며 "의협 역시 보건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응급의료 현장을 보호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의료진이 "손이 떨려 진료를 못 하겠다"고 호소할 정도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으며, 진료권도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수사 방식이 소아응급 의료진의 집단적인 사직 의사 표명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의협은 "이번 사태로 의료진 이탈이 현실화해 소아응급 진료에 차질이 생기고 아이들의 생명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경찰에 있다"며 "의료 현장의 안전을 위협하는 경찰의 강압적 수사 방식을 바로잡고 재발 방지책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도 붕괴 위기에 놓인 소아응급의료체계를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