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료원, 보구녀관 139주년…'평등·자활·섬김' 정신 잇는다

로버츠 선교 간호사·김옥길 선생 AI 복원 영상 공개

이화의료원이 한국 최초의 근대식 여성병원인 보구녀관 설립 139주년을 맞아 창립 정신을 되새기고 미래 세대에 계승할 것을 다짐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의료원장 유경하)은 지난 10월 30일 이대서울병원 지하 2층 이영주홀에서 보구녀관(普救女館) 139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장명수 이화학당 전 이사장을 비롯해 유경하 이화여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강덕희 의과대학장, 주웅 이대서울병원장, 박미혜 보구녀관장, 유현정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이화의료원지부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유경하 의료원장은 기념사에서 "139년 전 척박한 환경 속에서 문을 연 보구녀관은 단순한 치료 공간을 넘어 평등과 자활, 여성 전문인 양성의 정신이 집약된 곳이었다"며 "선각자들의 섬김과 나눔, 진취적인 개척 정신을 이어받아 대한민국 의료 발전에 기여하고 미래 세대에 그 정신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기념식에서는 이향숙 이화여대 총장의 영상 축사와 강덕희 의과대학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옥성득 UCLA 한국기독교 석좌교수는 영상 축사를 통해 과거 동대문부인병원에서 헌신한 엘리자베스 로버츠 선교 간호사의 의료 사역을 조명했다.

특히 로버츠 선교 간호사의 종손녀 캐서린 여사가 보낸 편지를 바탕으로 제작한 AI 복원 영상이 공개돼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어 선보인 139주년 기념 영상 '이화의 큰 스승 김옥길, 보구녀관에 오다'는 이대목동병원 건립에 힘썼던 고(故) 김옥길 선생의 발자취를 되새기며 감동을 전했다. 영상이 끝난 뒤 참석자들의 박수와 호응이 이어졌으며, 이화 SORI와 그레이스콰이어의 축하 연주도 진행됐다.

보구녀관은 1887년 10월 서울 정동에 설립된 한국 최초의 근대식 여성병원이자 여성 의학교육기관이다. 고종 황제가 '여성을 널리 구하는 곳(House for Many Sick Women)'이라는 뜻으로 이름을 하사했으며, 이화여대 의과대학과 이화의료원의 출발점이 됐다.

보구녀관의 '섬김과 나눔' 정신은 릴리안해리스 기념병원과 동대문부인병원, 이대동대문병원을 거쳐 현재 이대목동병원과 이대서울병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념식에 앞서 참석자들은 2019년 이대서울병원 개원과 함께 복원된 보구녀관을 비롯해 2023년 문을 연 이대동대문역사라운지와 올해 5월 개관한 이화책방을 둘러보며 의료원의 역사를 돌아봤다.

유 의료원장은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섬김과 나눔이라는 보구녀관의 정신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뿌리와 가치를 잊지 않고 되새겨왔기 때문"이라며 "선배들이 열어준 길을 굳건히 이어가며 보구녀관의 정신을 미래 세대에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