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은 암이나 심뇌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사망하며, 이에 따른 진료비 부담이 연간 9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29일 발간한 '2025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비감염성 질환(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28.2만 명으로 전체 사망의 78.8%를 점유했다. 주요 사망원인으로는 암,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등이 상위권을 유지했다.
만성질환으로 지출된 연간 진료비는 90조 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80.3%에 달했다. 특히 순환계통 질환 진료비가 14조 원으로 암(10.7조 원)을 앞질렀으며, 단일 질환으로는 고혈압(4.5조 원)과 당뇨병(3.2조 원)의 비중이 컸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551만 원으로 전체 평균보다 2.4배 높아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주요 질환별 관리 수준을 보면 고혈압 유병자 중 목표 혈압을 유지하는 조절률은 50.4%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당뇨병은 상황이 더 심각해 치료자 중 혈당 조절이 원활한 환자는 4명 중 1명(24.2%)에 불과했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약물 치료 시 조절 효과는 높았으나, 실제 치료를 받는 유병자는 절반 수준에 머물러 적극적인 치료 권고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건강위험요인은 전반적으로 정체되거나 악화됐다. 성인 담배제품 사용률은 23.9%로 전년 대비 1.8%p 증가했으며,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52.5%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비만 유병률은 37.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자료가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 정책의 핵심 근거로 활용되길 바란다"며 "지역 간 건강 격차를 완화하고 국민 보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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