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면대약국, 적발보다 개설 전 차단"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전현희 의원 만나 입법 필요성 강조
개설 예정자 사전교육·지역 의약단체 검토 절차 도입…"불법 의료시장 입구부터 막아야"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을 개설된 이후 적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의료기관과 약국 개설 단계에서부터 불법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특별시의사회와 서울시치과의사회, 서울시한의사회, 서울시약사회 등 서울시 의약 4개 단체는 26일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만나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의 개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료법·약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을 비롯한 서울시 의약 4개 단체 관계자와 전현희 의원 등이 참석해 불법 의료기관 및 약국 개설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전현희 의원은 앞서 서울시 의약 4개 단체의 제안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13일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의 불법 개설을 막기 위한 의료법·약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의료기관과 약국 개설 예정자의 사전교육 의무화와 지역 의약단체의 개설 관련 검토 절차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행 제도에서는 사무장병원 등이 개설된 뒤 불법 사실을 확인하고 행정처분이나 부당이득 환수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미 환자 피해와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발생할 수 있어 사후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의약단체들의 설명이다.
"불법 기관, 문 연 뒤 잡는 구조 바꿔야"
전현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개설자를 변경하려는 경우 개설신고 또는 개설허가 신청 내역을 지역 의약단체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역 의약단체는 제출된 내용을 검토한 뒤 시장·군수·구청장 또는 시·도지사에게 개설 자격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의료기관과 약국 개설 예정자 및 지위 승계 예정자에게 관계 법령과 의료윤리·경영윤리 등에 관한 사전교육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전교육은 관련 의약단체 중앙회가 주관하고 지부 또는 분회가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 의약 4개 단체는 지역 의약단체가 최종적인 개설 허가권을 갖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현장에서 확보할 수 있는 정보를 행정기관의 개설 심사에 활용해 불법 개설 가능성을 한 차례 더 검증하는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은 의료인과 약사의 면허를 방패로 삼아 비의료 자본이 의료시장에 진입하는 범죄 구조"라며 "개설 신고서에 면허 소지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문을 열어주는 현행 구조를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가 발생한 뒤 운영자를 추적하고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동안 환자는 불필요한 진료와 투약에 노출되고 건강보험 재정은 빠져나간다"며 "범죄가 시작된 뒤 쫓아가는 제도에서 범죄가 시작되지 못하게 막는 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의약단체 역할 강화…"최종 허가권 요구 아니다"
서울시 의약 4개 단체는 특히 지역 의약단체가 개설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지역 의약단체는 누가 어떤 형태로 의료기관과 약국을 개설하려는지 현장에서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다"며 "이러한 현장 정보를 행정기관의 개설 심사와 연결하지 않는 것은 불법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지역 의약단체에 최종적인 허가권을 부여하자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황 회장은 "지역 의약단체가 최종 허가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며 "전문가단체가 의심 정황을 제시하면 행정기관이 자금 출처와 계약 관계, 실질적인 운영 주체 등을 한 번 더 확인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전교육 역시 불법 개설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입장이다.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하기 전에 관련 법령과 의료윤리, 경영윤리 등을 숙지하도록 해 제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불법 행위를 예방하자는 취지다.
황 회장은 "서울시 의약 4개 단체의 제안이 전현희 의원의 대표발의로 이어지면서 불법 의약기관을 입구에서 걸러낼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며 "이제 필요한 것은 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선언이 아니라 실제 법안 통과"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가 개정안을 장기간 방치한다면 그 사이 새로 문을 연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며 "불법 의약기관에 문을 열어주는 제도의 빈틈을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현희 의원과 서울시 의약 4개 단체는 이날 간담회를 통해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을 개설 단계에서 차단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관련 의료법·약사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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