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중증응급환자의 이송 의료기관을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센터가 지정하고, 지정된 의료기관에 수용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응급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추가 우려를 제기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는 이송 전 수용능력 확인 절차와 의료진 보호체계에 이어 중증응급환자 수용기관의 지정 및 조정체계에 대한 추가 입장을 내고, 수용기관 지정과 의무 수용을 일률적으로 부과할 경우 현장 혼선과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결된 개정안은 이송할 의료기관이 신속하게 정해지지 않는 경우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센터가 수용기관을 지정하고, 지정받은 의료기관은 환자를 수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 역시 중증응급환자의 신속한 이송을 위해 환자 상태와 의료자원 현황을 바탕으로 적정 병원을 선정하는 이송체계 개선을 추진해 왔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이송체계 혁신안에서도 광역상황실이 의료기관의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이송 병원을 선정하고, 필요할 경우 119구급상황센터와 협력해 병원을 선정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의협은 개정안대로 이송 전 수용능력 확인 절차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두 기관에 수용기관을 지정할 권한을 부여하면 의료현장의 진료 여건과 괴리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센터의 판단이 다르거나 수용기관 지정이 중복될 경우 어느 기관이 최종 조정할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정된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후속 이송이나 전원을 누가 책임질지도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중증응급환자의 수용 가능 여부는 단순히 병상 유무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의협의 설명이다.
수술이나 시술 가능 여부를 비롯해 해당 분야 전문인력, 중환자 진료 역량, 배후진료 체계 등 다양한 요소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자원 상황은 실시간으로 변하는 만큼 의료기관과 직접 소통하며 실제 진료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에는 의료기관이 수용이 곤란한 사유를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 알리고 이를 119구급상황센터에 실시간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의협은 이 같은 정보가 실제 이송 결정에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대안으로 환자 이송·수용 조정체계를 중앙·광역 응급의료상황실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의료기관과의 협의에 기반해 운영할 것을 촉구했다. 의료기관의 실제 진료역량과 의료진의 판단을 바탕으로 수용 여부를 협의하고, 필요한 경우 이송과 전원을 조정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119구급대가 현장에서 파악한 환자 상태와 이송 여건을 응급의료상황실 및 의료기관과 공유하고, 수용 협의 결과를 구급대에 신속하게 전달하는 협력체계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부가 추진한 중증응급환자 이송체계에서도 119구급대가 환자 정보를 광역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공유하고, 광역상황실이 적정 병원의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 이송 병원을 선정하는 구조가 제시된 바 있다.
의협은 이 같은 조정체계를 뒷받침할 응급의료상황실 전문인력과 신속한 의사결정 절차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은 법률 심사와 하위법령 제정 과정에서 대한응급의학회와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등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협은 "응급환자를 필요한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신속하게 연결하는 것이 이송체계의 목표"라며 "현장과의 소통과 의료적 판단에 기초한 조율,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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