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48만명 현장 지켜…"인력 배제 아닌 처우 개선 시급"
간무협, 복지부 실태조사서 전체 보건의료 활동 인력의 30.9% 차지
평균 연봉 3192만원·비활동 인력 35만명…양성체계·임금 개선 촉구
간호조무사가 국내 보건의료 현장의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 여건으로 인력 유입과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조무사 인력 비중을 문제 삼기보다 숙련 인력의 현장 복귀를 유도하고 전문성과 처우를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회장 곽지연)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9월 29일 발표한 '제2차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를 근거로 간호조무사의 역할과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간호조무사 자격 보유자는 83만6361명으로, 전체 보건의료인력 232만4000명의 36.0%를 차지했다. 20개 보건의료 직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2013년 49만2396명에서 10년간 34만3965명 늘었으며, 연평균 증가율은 5.4%로 집계됐다.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는 활동 인력도 증가했다. 간호조무사 활동 인력은 2013년 24만5899명에서 2023년 48만949명으로 23만5050명 늘었다. 전체 보건의료 활동 인력 155만7000명의 30.9%에 해당한다.
협회는 이 같은 통계가 간호조무사가 의료기관과 지역사회 돌봄 현장에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요양기관 근무 인력은 간호조무사의 역할이 집중되는 분야다. 2023년 기준 요양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는 28만6784명으로, 간호사 25만1999명보다 약 3만5000명 많았다.
기관별로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11만3796명으로 전체 요양기관 근무 간호조무사의 39.7%를 차지했다. 요양병원에는 4만1644명, 병원에는 3만4942명, 종합병원에는 2만7276명이 근무했다.
장기요양기관과 복지시설 등 비요양기관에서도 간호조무사 수가 빠르게 늘었다. 해당 분야 근무 인력은 2013년 8만1766명에서 2023년 19만4165명으로 10년간 137.5%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9.0%다.
협회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노인 장기요양, 방문 돌봄, 복지시설 등에서 간호조무사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인력 규모와 달리 근무 여건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요양기관 근무 간호조무사의 평균 연간 보수는 3192만원으로, 간호사 평균 보수 5195만원의 61.4% 수준에 그쳤다.
자격을 보유하고도 현장에서 활동하지 않는 인력도 상당하다. 2023년 기준 간호조무사 비활동 인력은 35만5412명으로, 전체 자격 보유자의 42.5%에 달했다.
이를 두고 간무협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환경이 인력 유입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자격과 경험을 갖춘 인력이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실질적인 처우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간호조무사의 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인력 구성을 간호사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일부 간호계 주장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간무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간호인력 분류와 국내 간호조무사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국가별 교육체계와 의료전달체계, 직종별 역할이 다르다"며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급성기 진료와 의원급 의료기관, 요양병원, 지역사회 돌봄은 필요한 인력과 업무 특성이 서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간호조무사의 역할을 일률적으로 평가하거나 배제하기보다 의료기관 종별 특성과 현장의 인력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협회는 향후 보건의료인력 정책이 단순한 인력 규모 확대를 넘어 교육체계와 보상, 법적 역할을 함께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선 간호조무사 대학 양성 과정 개설 등을 통해 교육체계를 고도화하고, 전문대학 양성 규제를 개선해 다양한 교육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급 의료기관과 요양병원, 장기요양기관 근무자를 위한 적정 임금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야간·교대근무에 대한 보상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일차의료와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에서 간호조무사의 법적 역할을 명확히 하고, 만성질환 관리와 방문간호 등에서 현장 수요에 맞는 참여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올해 연말 국회에서 자체 근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간호조무사의 근무 여건과 권익 개선을 위한 정책 과제를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곽지연 회장은 "간호조무사는 전체 보건의료인력의 36%를 차지하며 대한민국 보건의료 현장의 넓은 기반을 떠받치고 있는 직종"이라며 "현장을 지켜온 간호조무사의 전문성 향상과 권익 증진을 위해 학력 차별을 해소하고 제도 개선 과제를 국가 보건의료인력 종합계획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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