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우울감, 계절 탓만은 아니다… 생활습관 교정 병행해야

성모연정신건강의학과 조현식 원장 "증상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 상담 필요"

성모연정신건강의학과 조현식 원장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고 해가 짧아지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가 되면,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고 무기력해진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단순히 '가을을 타는' 일시적인 감정으로 여기기 쉽지만, 이 시기에는 우울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거나 기존의 우울감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환절기 우울감은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생체 리듬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 일조량이 줄어들면 기분 조절에 관여하는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하고 수면·각성을 조절하는 생체 리듬이 흔들리면서, 무기력감과 피로, 과도한 졸음, 단 음식에 대한 갈망 등이 함께 나타나기 쉽다. 이러한 변화가 특정 계절에 반복적으로 찾아왔다가 계절이 바뀌면 나아지는 패턴을 보인다면 단순한 기분 변화 이상의 문제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우울감이 일상생활이나 직업적 기능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한지를 살피는 일이다. 가볍고 단기간에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경우도 많지만, 증상이 2주 이상 이어지고 업무나 대인관계, 일상에 뚜렷한 영향을 미친다면 전문적인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가 결과에 따라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증상의 정도와 양상에 맞춰 치료 방향을 정하게 된다.

이와 함께 주목할 부분은 생활습관 교정이다. 규칙적인 운동, 지중해식 식단, 수면 개선, 마음챙김 명상, 사회적 관계 강화, 금연과 절주, 앉아 있는 시간 줄이기 등은 우울장애에 효과가 입증된 핵심적인 생활습관 요소로 꼽힌다. 이러한 관리는 약물치료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치료와 병행할 경우 우울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햇빛을 쬐며 걷는 규칙적인 운동은 세로토닌 분비와 생체 리듬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성모연정신건강의학과 조현식 원장은 "환절기에는 일조량 감소 등으로 우울 증상이 악화되기 쉬운데, 이를 단순히 계절 탓으로만 여겨 방치하면 증상이 길어질 수 있다"며 "우울감이 일상과 직업적 기능에 뚜렷하게 영향을 줄 정도라면, 전문의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이어 "평가 후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를 시행하게 되는데, 규칙적인 운동과 지중해식 식단, 수면 관리, 마음챙김 명상, 사회적 관계 강화, 금연·절주, 좌식 시간 감소 등 생활습관 교정을 함께 병행하면 치료 반응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어떤 방법이 적합한지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른 만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반복되는 환절기 우울감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지만, 그것이 일상을 흔들 정도라면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막연히 견디기보다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살피고, 필요한 경우 전문적인 도움과 함께 건강한 생활습관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환절기를 건강하게 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김혜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