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한특위 "약침 안전성 검증해야"…성분·품질 공개 촉구

공동이용탕전실 127곳 중 인증 시설 25곳뿐…"조제·공급 전 과정 관리체계 강화해야"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특위)가 약침액의 성분과 안전성 검증, 공동이용탕전실 관리 강화를 촉구하며 한의계를 향해 객관적인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한특위는 4일 지난 10월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제기한 약침액의 성분과 안전성, 사용기한 설정 근거 및 예비조제의 적법성 문제에 지지 입장을 밝혔다.

한특위는 "이번 질의가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한 정당한 문제 제기라며, 그동안 공동이용탕전실의 대량 사전조제와 한약·약침액의 품질관리 부실, 미인증 시설의 관리 사각지대 등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약침액은 인체에 직접 주입되는 만큼 원료 약재의 안전성만으로 최종 제품의 품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료 약재가 중금속과 잔류농약 기준을 통과했더라도 실제 투여되는 약침액의 성분과 함량, 무균성, 엔도톡신 관리, 사용기한의 타당성 등은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특위는 "환자에게 주입하는 약침액에 어떤 성분이 어느 농도로 들어 있으며, 효과와 안전성은 무엇으로 입증했는지 답해야 한다"며 "원료의 규격을 내세워 인체에 주입하는 물질의 안전성에 대한 질문을 피해 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맞춤형 조제'라는 명분으로 자의적인 배합과 투여를 정당화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성분과 농도, 투여량 및 방법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기록이 없다면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동일한 조건에서 재현 가능한 연구도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특위는 2019년 국내 한방 난임치료 연구의 심사를 요청받은 영국 맨체스터대 잭 윌킨슨 연구원이 연구의 비과학성을 지적하며 심사를 거절한 사례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의계가 정당한 문제 제기에 반발하기보다 약침의 성분과 품질을 공개하고 재현 가능한 연구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동이용탕전실의 인증 및 관리 실태도 문제로 제기했다.

한특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자료 기준 전국 공동이용탕전실 127곳 가운데 인증을 받은 시설은 25곳으로 전체의 19.7%에 불과하다. 이 중 약침조제 시설은 8곳, 일반한약조제 시설은 17곳이다.

한특위는 "여러 의료기관의 한약과 약침액을 한 시설에서 조제하는 공동이용탕전실의 이용이 늘고 있지만 상당수 시설이 인증을 받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다"며 "인증제도의 실효성 확보와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의계에 약침액별 성분·함량과 품질관리 기준, 실제 검사 결과, 사용기한 설정 근거, 적응증별 임상자료 공개를 촉구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한약과 약침액의 성분·함량 및 안전성 검증체계를 강화하고 조제부터 공급, 사용까지 전 과정의 관리 실태를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한특위는 "판례나 행정해석은 약침의 치료 효과를 인증한 문서가 아니며, 품목허가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 역시 환자 안전을 입증할 책임을 없애지 않는다"며 "적법성 논쟁으로 안전성 문제를 비켜 갈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를 공개하고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