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경찰청은 도용 계정으로 허위 후기 2만8886건을 작성해 19억원 상당을 챙긴 바이럴 마케팅 조직을 적발했다. 의뢰 업체 707곳 중 병원이 큰 비중을 차지ㅍ고 광고주를 포함한 23명이 송치됐다. 적용될 죄명은 의료법위반에 그치지 않고, 책임 주체도 대행사에 한정되지 않는다.
1. 환자를 가장한 후기 자체가 '위계'다
진료받은 사실이 없는 사람이 환자인 것처럼 쓴 후기는 거짓 의료광고이자 치료경험담 광고로서 의료법 제56조제2항제2호,3호에 해당한다(제89조). 대행사가 게시했더라도 광고의 주체는 병원이다. 형사책임은 더 넓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인터넷 강의 업체와 대행사가 대입수험생을 가장하여 경쟁 강사를 비방하는 글을 올린 사건에서 독자로 하여금 실제 수강생의 평가를 얻는 것으로 오인·착각하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이므로 업무방해죄의 위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7. 9. 선고 2020노888 판결). 사실 적시 없이 의견만 담겨도, 댓글이어도 마찬가지다. 환자를 가장한 후기도 구조가 같다.
다만 같은 판결은 자사 강사를 홍보한 부분에는, 자사 홍보로 고객을 얻어 경쟁업체 고객이 줄어드는 것은 정당한 경쟁이라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자기 병원을 칭찬하는 후기와 경쟁 병원을 깎아내리는 후기는 결론이 갈릴 수 있다.
2. 계정을 빌려도 침입이고, 순위가 안 올라도 죄가 된다
정당한 이유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도용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 제71조 제1항 제9호, 제11호). 대법원은 접근권한을 정하는 주체가 서비스제공자라고 보므로(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5도870 판결), 포털 약관이 계정의 양도와 대여를 금지하는 이상 사거나 빌린 계정으로 접속하는 것도 침입이다.
매크로로 허위 클릭 정보를 보내는 행위는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 제2항)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계정 권리자가 사용을 포괄적으로 승낙했더라도 개별 클릭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신호를 보냈다면 허위 정보를 입력한 것이고, 순위가 실제로 변동됐는지는 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7. 12. 선고 2021고단6015 판결).
후기만의 문제도 아니다. 수원지방법원은 매크로로 허위 검색 정보를 2795만여회 전송하여 광고주 키워드를 자동완성어와 연관검색어로 등록시킨 마케팅 업체 운영자들에게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수원지방법원 2022. 7. 6. 선고 2022고단1490 판결). 개원가가 흔히 제안받는 '연관검색어 작업'이 바로 이 범행이다.
3. 병원장은 방조를 넘어 공동정범이 될 수 있다
자금을 대거나 주변적 역할만 담당하여도 방조범이 된다. 위 두 판결에서 범행 자금을 조달한 사람, 키워드를 입력한 직원, 매크로 장비를 관리한 직원이 모두 방조범으로 처벌됐다. 더 무거운 것은 대표자의 책임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노888 판결은 대표이사가 마케팅 계약을 결재하고 회사로 하여금 비용을 지급하게 했으며, 작업 현황 보고 이메일에 참조자로 지정되어 있었고, 사내 규정상 일정액을 넘는 지출이 대표이사 결재 사항이었던 사정을 들어, 실무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다고 보아 공동정범으로 인정하고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파기했다. 병원에서 계약서에 서명하고 광고비를 결재하며 노출 실적을 보고받는 사람은 병원장이다.
물론 공식 대행사와 계약했을 뿐 불법적 방식을 인지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광고 의뢰인에게 무죄가 선고된 예도 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9. 10. 선고 2023고단2214 판결). 결론을 가르는 것은 인식의 정도이고, 그 인식은 계약서와 결재 서류로 증명된다.
4. 매출액 연동 광고비는 환자 유인이 될 수 있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영리 목적의 환자 소개·알선·유인을 금지하고,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88조). 광고 대가의 정액 지급은 허용되나, 유입 환자 수에 비례하거나 매출액의 일정 비율 또는 시술 성사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라면 그 금원은 환자를 데려온 실적의 대가로 평가될 소지가 크다. 보건복지부도 유치 실적에 연동한 수수료 지급에 위 조항 위반 소지가 있다는 해석을 유지해 왔다.
5. 실무상 주의사항
병원에 실질적 타격을 주는 것은 벌금이 아니라 행정처분이다. 거짓 의료광고와 영리 목적 환자 유인에는 각각 업무정지 2개월과 자격정지 2개월의 처분이 따르고, 과징금으로 갈음하면 부담이 수억 원에 이를 수 있다. 실제 진료받은 환자의 자발적 후기에 소액 사은품을 제공한 행위에 무죄가 선고된 예가 있으나(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 12. 15. 선고 2023고정422 판결), 이는 후기가 진실함을 전제로 한 것이다. 광고 마케팅을 의뢰받아 직접 시술 받은 것처럼 의료광고를 한 경우도 치료효과 오인 광고로 처벌된다(부산지법 2020. 6. 10. 선고 2020고단1426 판결).
따라서 광고대행 계약 시 의료법 등 법령 준수의무를 부과하고, 광고 대행계약의 보수를 정액으로 정하고, 게시물 사전 확인권과 게시 내역 보고 의무를 계약에 명시하며, 환자의 영수증과 진료 정보를 외부에 제공하지 않고, 경쟁 병원을 겨냥한 작업은 어떠한 형태로도 의뢰하지 않으며, 광고비 결재와 실적 보고를 병원장이 직접 검토하고 기록을 남길 필요가 있다. 병원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진료의 질로 평가받아야 한다. 불법 의료광고로 인한 피해는 결국 환자 및 병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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