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액와(겨드랑이) 로봇 갑상선수술의 장기 재발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발 위치에는 수술법이나 로봇이 접근한 방향보다 수술 당시 암이 림프절로 퍼진 정도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연세암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강상욱 교수, 류재상 임상강사 연구팀은 분화갑상선암 환자 1만 504명을 중앙값 67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경액와 로봇 갑상선수술 후 암이 다시 확인된 환자는 97명으로 전체의 0.9%였다고 29일 밝혔다.
분화갑상선암은 정상 갑상선 세포의 특징을 비교적 잘 유지하는 암으로, 갑상선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진행 속도가 느리고 치료 결과가 좋지만 수술 후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재발할 수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갑상선암 수술은 주로 목 앞부분을 절개해 시행한다. 반면, 경액와 로봇 갑상선절제술은 겨드랑이 부위에 절개창을 낸 뒤 로봇수술 기구를 삽입해 갑상선을 절제하는 방법이다. 눈에 잘 보이는 목에 흉터를 남기지 않으면서 로봇의 정교한 움직임과 확대된 수술 시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액와 로봇 갑상선수술은 세계적으로 수술의 안전성과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그러나 수술받은 환자를 장기간 추적해 암이 언제, 어느 부위에서 재발하는지를 대규모로 분석한 연구는 부족했다. 특히 겨드랑이에서 갑상선으로 접근하는 수술 경로가 장기적인 재발 위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24년까지 18년간 연세암병원에서 경액와 로봇 갑상선절제술을 받은 분화갑상선암 환자 1만 504명의 임상·병리 자료를 분석했다. 환자들의 재발률뿐 아니라 재발한 위치와 시기를 해부학적 구역별로 나눠 살폈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 가운데 영상검사나 조직검사 등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적 재발'이 나타난 환자는 97명으로 재발률은 0.9%였다. 재발 환자의 89.7%인 87명은 한 부위에서만 암이 다시 발견됐으며, 10.3%인 10명은 두 곳 이상에서 재발했다.
재발 건수를 위치별로 분석했을 때 수술한 쪽의 목 쪽 림프절에서 발생한 재발이 4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술하지 않고 남겨둔 반대편 갑상선에서 38건, 갑상선 주변의 중앙경부 림프절 12건, 수술 반대쪽의 외측경부 림프절 4건 순이었다. 한 환자에게 두 곳 이상 재발이 발생할 수 있어 위치별 재발 건수의 합은 재발 환자 수보다 많다.
수술 경로 주변의 재발은 매우 드물었다. 경부 림프절 구역을 벗어나 근육이나 피부 등에서 재발한 사례는 전체 환자의 약 0.03%인 3명에 그쳤고, 그중 로봇이 들어가는 수술 경로에서의 재발은 2건에 불과했다. 모두 수술 후 5년 안에 발견됐다.
재발 위치는 수술 당시 림프절 전이 상태와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암이 갑상선 주변의 중심경부 림프절까지 전이된 환자는 수술한 쪽의 측경부 림프절에서 재발 가능성이 컸다. 암이 이미 측경부 림프절까지 전이된 환자는 중심경부 재발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중심경부 재발 12건 가운데 8건이 이 유형의 환자에서 발생했다.
특히 중심경부 재발은 로봇수술 기구가 접근한 쪽과 반대쪽에서 각각 4건씩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는 재발이 특정 수술 방향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림프절 전이의 범위와 암의 특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재발 시기도 부위에 따라 달랐다. 측경부 림프절 재발은 수술 후 비교적 이른 시기에 발견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중심경부 림프절과 남아 있는 반대편 갑상선에서는 수술 후 5년, 길게는 9년이 지나서도 재발이 이어졌다.
이번 연구는 경액와 로봇 갑상선수술을 받은 환자 1만 명 이상을 장기간 추적해 재발률과 재발 위치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대규모 연구다. 전체 구조적 재발률이 0.9%로 낮았다는 결과는 적절하게 환자를 선별할 경우 경액와 로봇 갑상선수술이 장기적인 암 치료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성적을 보일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또한 환자의 초기 림프절 전이 상태에 따라 추적 관찰의 부위와 기간을 달리해야 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특히 측경부 림프절 전이가 있었던 환자는 중심경부를 더욱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중심경부와 남아 있는 갑상선에서는 5년 이후에도 재발이 발생한 만큼, 모든 환자에게 같은 방식으로 추적검사를 시행하기보다 개인의 재발 위험에 맞춘 장기 관리가 중요하다.
강상욱 교수는 "경액와 로봇 갑상선수술 후 재발이 수술법과 기구의 접근 방향보다 환자가 가지고 있던 림프절 전이 범위와 더 밀접하게 연관된다"며 "경액와 로봇 갑상선수술은 모든 갑상선암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시행하는 수술이 아니며 암의 크기와 위치, 림프절 전이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용 대상을 신중하게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서지컬 엔도스코피(Surgical Endoscop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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