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협회가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인력 기준에 간호조무사가 제외된 데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실제 동네의원에서 만성질환자 관리 등을 담당하는 간호조무사를 배제한 채 일차의료 혁신을 추진하는 것은 현장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회장 곽지연)는 29일 "현실을 외면한 혁신은 없다"며 시범사업 인력 기준의 개정을 촉구했다.
복지부는 이날부터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어르신이 살던 곳에서 만성질환을 관리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일차의료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사업의 취지다.
하지만 간무협은 의원이 단독으로 사업에 참여할 경우 의사 2명과 전담간호사 1명, 겸직 가능한 '그 외 인력' 1명을 갖춰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인력 기준을 문제 삼았다.
특히 '그 외 인력'에 영양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1급 사회복지사 등 일부 직종만 포함하고 간호조무사는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간무협에 따르면 동네의원 간호인력 가운데 간호조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82.5%로, 약 9만5000명에 달한다.
간무협은 "대한민국 동네의원 열에 여덟은 원장 한 명과 간호조무사 한두 명이 진료현장을 지키고 있다"며 "상주하지도 않는 직역을 인력 기준에 포함하면서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는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간무협은 사업의 핵심인 만성질환 관리 업무에서 간호조무사의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압·혈당 측정과 복약관리, 생활습관 관리 등 일상적인 환자 관리 업무가 동네의원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실제 현장에서 의사와 함께 환자를 관리해온 인력을 사업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방과 소규모 의원의 간호사 구인난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간호사와 별도 전문인력을 모두 갖추도록 요구하는 기준 자체가 의원의 사업 참여를 가로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간무협은 이번 시범사업이 일부 인력과 규모를 갖춘 의원에만 집중될 경우 일차의료기관 간 격차가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동네의원의 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인력 기준 개정 △직무교육을 이수한 간호조무사의 '그 외 인력' 포함 △대형 의원 중심이 아닌 모든 동네의원이 참여할 수 있는 현장 중심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곽지연 회장은 "정책은 현실에 뿌리를 내려야 비로소 꽃을 피울 수 있다"며 "간호조무사와 위기에 처한 일차의료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에 정부가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을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정책은 탈이 나기 마련"이라며 "보건복지부가 일차의료 현장을 바로 세우기 위해 인력 기준을 다시 살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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