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밖 건강 데이터, 예방의료 새 길 연다"
제49차 IHF 세계병원대회서 혼 박 삼성전자 디지털헬스 팀장 기조연설
"건강 데이터 연결 예방의료 열쇠"…수면·영양·활동·정신건강 통합관리 강조
"고장 난 진료 프로세스 자동화해선 안 돼"…AI 기반 진료 흐름 재설계 필요
인공지능(AI)과 웨어러블 기기가 의료의 영역을 병원 밖으로 넓히고 있다. 일상에서 수집한 건강 데이터를 임상정보와 연결하면 질병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고 예방적 개입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데이터 수집과 AI 도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분절된 데이터를 연결하고 진료 프로세스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혼 박(Hon Pak) 삼성전자 디지털헬스 팀장은 20일 서울 코엑스 마곡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9차 국제병원연맹(IHF) 세계병원대회' 기조연설에서 AI와 연계형 건강관리(Connected Care)를 통한 예방의료 전환 방향을 제시했다.
혼 박 팀장은 웨어러블 기기와 가정 내 다양한 기기에서 생성되는 건강 데이터를 임상정보와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박수와 심전도, 수면 지표 등 일상에서 얻는 신호를 분석하면 만성질환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약 6만5000명의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에서 수면다원검사 신호와 사망률·만성질환 간 연관성이 확인된 사례를 소개하면서도, 실제 임상 활용을 위해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예방의료의 효과를 높이려면 데이터 연결뿐 아니라 환자의 참여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혼 박 팀장은 "웨어러블 데이터와 병원 임상정보, 외래·재택 진료 데이터가 서로 분리돼 있어 건강 데이터의 증가가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예방의료에 투입되는 재원도 전체 의료비의 약 3%에 그친다. 환자와 의료진, 병원, 보험자 등이 함께 참여하는 예방 중심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정 전체를 건강관리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수면·영양·활동·정신건강에 생체신호를 더해 개인별 건강 상태를 관리하고, 웨어러블과 가전기기 등을 활용해 생활습관 개선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가 실제 행동을 바꾸고 이를 지속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혼 박 팀장은 AI를 활용한 의료 혁신 역시 개별 업무의 자동화를 넘어 진료 흐름 전반의 재설계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장 난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면 더 빠르지만 더 나쁜, 고장 난 프로세스가 될 뿐이다. 가정에서 생성되는 건강 데이터와 병원의 임상정보를 연결하고, AI를 진료 과정에 내재화해 환자 중심의 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기술 도입 자체보다 데이터를 실제 예방과 진료로 연결하고, 환자의 건강 개선과 의료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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