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의약품 시장규모는 1100조 원으로 자동차와 반도체보다 큰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글로벌 의약품시장의 대부분은 미국·유럽 등 몇몇 신약개발 강국들에 의해 독차지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혁신 신약은 상품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성공 확률도 낮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넘보기 힘든 시장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약은 제품화가 까다로워 자체적으로 개발·생산할 수 있는 나라를 손으로 꼽을 정도다.
하지만 일단 개발에 성공하면 단숨에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막강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이 시장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인구고령화·만성질환의 증가로 중국·브라질·인도·러시아·터키·태국·인도네시아 등 신흥 제약 시장, 이른바 파머징(pharmerging·pharmaceutical+emerging) 마켓이 주목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파머징 시장 비중은 14%에 불과해 그다지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니였다.
그러나 이들 신흥제약 시장은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이전보다 의료 인프라가 갖춰지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전보다 의약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2011년 20% 수준으로 성장했던 파머징 시장은 2016년에는 30%로 급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최근 글로벌화 1차 타깃이 미국·유럽에서 파머징 국가로 바뀌고 있는 것 또한 이같은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이처럼 글로벌 제약산업이 놀라울 만큼 큰 변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업체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어 실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제약기업의 연구개발(R&D) 능력이 향상되면서 경쟁력 있는 의약품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리나라는 미국·영국·일본 등과 함께 세계 10대 신약개발국으로서 23개의 국산 신약을 개발해낸 역량을 갖고 있을 만큼 제약산업 기술력은 세계 상위권 수준이다.
국내 주요 제약기업의 해외 법인 수가 69개에 달하고, 의약품과 기술 수출 등의 계약은 169건에 이르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의약품 수출의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은 품목이 4개, 해외 임상시험이 79건이었으며 1억 달러 이상 대규모 수출계약도 6건이 넘었다.
수치적인 성장 못지않게 동남아시아 등 기존 시장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중남미 등 세계 각국으로 의약품 수출이 확대되고 있어 더욱 고무적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2월 의약품 수출액이 1억7677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2.3% 증가했고, 지난해 의약품 수출도 전년 대비 13.5% 증가한 24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인적분할을 실시한 동아에스티와 종근당을 제외한 상위 10대 제약사의 지난해 수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년과 비교해 평균 17.74% 늘었고, 녹십자의 경우도 지난해 수출 실적이 2127억원으로 전년 대비 40%나 늘었다.
올해 내수 시장의 성장률이 2~3%에 불과한 만큼 앞으로 수출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성장한계에 봉착한 국내 제약회사들이 수출을 통해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취약한 신약개발능력과 생산시설, 단순한 제품구성은 여전히 국내 제약사들의 한계를 극복해야만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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