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줄이고 속효성 내세운 우울증 치료제 속속 개발

우울증 치료제 시장 현황과 R&D 파이프라인

미국, 유럽, 일본 등 전세계 주요 시장에서의 주요우울장애 치료제 분야는 연평균성장률 6.1%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15년 32억 달러에서 2025년 58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우울증 치료제는 두 종류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이하 SSRI)와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억제제(Serotonin 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s, 이하 SNRI) 계열이다. 우울증 환자는 뇌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 등이 일반인보다 적게 분비되는데, SSRI나 SNRI 제제는 해당 물질의 체내 재흡수를 억제시켜 우울증 증상을 완화시킨다. 위 두 계열 약물은 국내 우울증 치료제 시장의 75% 가량을 차지한다.

한편, 1960년대 개발된 전통적 약물인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s, TCA)는 비뇨기와 소화계통의 이상, 인지기능 저하, 비만, 기립성 저혈압 및 부정맥 등을 유발하며, 과다 복용 시 사망에까지 이르는 부작용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비정신과의 처방 제한이 없어(SSRI는 최대 60일) 처방이 조금씩 늘고 있다.

다처방 SSRI계열 부작용 많아

▲SSRI계열 항우울제인 룬드벡 '렉사프로'와 SNRI계열인 화이자 '프리스틱'

SSRI 계열의 대표 제품은 룬드벡 '렉사프로(에스시탈로프람)', 화이자 '졸로푸트(서트랄린)', 릴리 '푸로작(플루옥세틴)', GSK '세로자트(파록세틴)', 룬드벡 '셀렉사(시탈로프람)'와 '렉사프로(에스시탈로프람)' 등이며, SNRI 계열에서는 릴리 '심발타(둘록세틴)'와 화이자 '이팩사(벤라팍신)'가 널리 처방되고 있다. TCA 계열 약물로는 ‘노르트립틸린', '이미프라민', '아미트립틸린', '독세핀' 등이 존재한다.

SSRI는 현세대 항우울제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널리 처방된다. TCA보다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역시 다양한 부작용이 존재한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SSRI 계열 약물은 10대 청소년이나 소아에게도 성적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밖에도 체중 증가, 오심, 설사, 불면증, 두통, 근경련, 위장관 장애 등의 부작용 증세가 보고되어 있다.

우울증 치료제 시장은 위 제품군을 필두로 한동안 정체 상태였으나, 최근 들어 효능과 복약 편의도, 부작용 등을 개선한 신약들이 속속 개발·출시되고 있다.

새로 출시된 우울증 치료제로는 지난 3월 국내 시판된 한국화이자의 SNRI 계열 약품 '프리스틱(성분명 데스벤라팍신)'을 필두로, 한국세르비에의 ‘밸덕산(성분명 아고멜라틴)', 한국룬드벡의 ‘브린텔릭스(성분명 보티옥세틴) 등이 있다.

최근 출시된 우울증 치료제 신약들의 경우 부작용 개선을 강조한다. '프리스틱'은 개선된 안전성 및 높은 투약 편의성으로 미국정신의학회에서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밸덕산'은 적은 부작용과 우수한 내약성으로, '브린텔릭스'는 다중작용 기전을 통한 인지기능증상 개선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제형·복합제 임상·허가 진행

한편, 현재 개발 중인 새로운 기전의 항우울제 중에서는 속효성 치료제 '에스케타민(Esketamine)'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복용 후 수십 일이 지나야 효과를 나타내는 전통적 약물과는 달리, 속효성 우울증 치료제는 수 시간 후 즉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증세가 심한 환자들을 중심으로한 높은 니즈에 이전부터 수차례 개발이 이루어졌지만, 실질적 성과를 거둔 업체는 아직까지 없었다.

얀센에서 개발 중인 NMDA(N-methyl-D-aspartate)수용체 길항제인 '에스케타민'은 경구 투여가 아니라 비강 흡수 방식을 선택했고, 자살 위험이 있거나 치료제에 대한 저항성이 있는 중증 우울증 환자를 타겟으로 한다. 올해 초 3상 임상에서 효과가 매우 빠르고 좋은 임상결과를 보여 FDA로부터 '획기적 치료제'로 지정된 바 있다. '에스케타민'은 지난 8월 FDA 신속승인 절차에 들어갔다.

알커미스가 개발 중인 우울증 치료제 'ALKS-5461' 역시 지난 10월, FDA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ALKS-5461'는 사미도르판과 부프레노르핀 복합제로, 하루 한 번 투여로 우울증으로 인한 뇌기능 불균형을 해소시켜 준다.

위 두 제품 외에도 알커미스의 'ASC-01', 액섬 테라퓨틱스의 'AXS-05', 엘러간의 '라파스티넬(rapastinel)', 엘러간과 게데온리히터가 공동 개발한 '브레일라(Vraylar)' 등이 임상을 진행 중이거나 FDA 허가를 취득했다. 해당 제품들 역시 기존 항우울제로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주요 우울장애 치료 수요에 대응하는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오는 2025년, 현재 개발 중인 위 6개 항우울제 신약이 전세계 주요 시장에서 약 8억77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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