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불청객… 콧물·재채기에 심하면 호흡곤란까지

[질병탐구 / 알레르기 비염]
꽃가루·집먼지진드기 증상 유발, 방치시 축농증·중이염 발전
약물·면역요법으로 개선 가능, 심할 경우 수술요법 고려해야

알레르기 비염은 우리 삶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흔한 건강 문제 중 하나다. 봄, 여름, 가을, 또는 겨울에 상관없이 미세한 입자나 물질때문에 코가 가려워지고 재채기가 나오게 된다.

특히 비염 환자들에게 꽃가루가 날리는 봄 못지않게 괴로운 계절이 가을이다.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코의 기능이 떨어지는 데다 급격한 온도 변화에 몸이 적응하지 못해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2년 비염 환자 수 통계를 보면 혈관 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봄철인 4~5월보다 9~10월에 더 많았다.

또 알레르기비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지난 2017년 683만명에서 2019년 707만명으로 증가세를 그렸다. 질병관리청 분석에서도 1998~2019년 사이 국내 알레르기비염 환자는 18배 증가했으며, 우리나라 성인의 18.8%가 알레르기비염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콧 속 비강과 부비동이 감염되면서 생기는 비염은 콧 속 점막이 붓고 점액이 많이 분비되어 감기처럼 호흡기 증상이 생긴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코막힘, 콧물, 재채기, 가려움 등의 다양한 증상들은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전체적인 몸 상태를 악화시켜 감기를 동반하기도 한다. 비염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일 년 내내 코가 막히고 콧물이 차있게 되어 축농증을 비롯해 결막염, 중이염, 부비동염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원인
알레르기 유발 물질은 꽃가루나 풀씨만이 아니다. 다양한 원인 물질이 주변에 산재한다.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은 크게 호흡기를 통한 흡입성과 비흡입성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리가 숨 쉴 때, 흡입되어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물질을 흡입성 알레르겐이라 한다. 흡입성 알레르겐은 실내에 존재하는 것도 있고 실외에 존재하는 것도 있으며, 일 년 내내 공기 중에 존재하는 것도 있고 특정 계절에만 공기 중에 존재하는 것도 있다.

이 중에서 일 년 내내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는 집먼지진드기, 실내에서 기르는 동물의 비듬, 바퀴벌레 분비물 등이 있다. 집먼지진드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집먼지진드기는 거미류에 속하는 작은 벌레로, 주로 습기가 많고 따뜻한 곳에 서식한다. 우리나라 아파트 실내는 겨울에도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사람 몸에서 떨어져 나온 비듬을 먹고 살기 때문에, 주로 침구, 거실의 천 소파, 카펫 같은 곳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요즘은 반려동물의 비듬으로 알레르기비염 환자가 급증 추세인데, 개와 고양이 같은 동물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비듬은 아주 작은 입자로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코를 통해 폐로 유입되어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한다. 

이외에도 실외에 존재하는 흡입성 알레르겐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꽃가루가 있다. 이는 특히 봄과 가을에 심한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유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초봄에 주로 오리나무, 참나무, 자작나무, 느릅나무, 측백나무, 소나무, 개암나무, 버드나무 등의 나무 꽃가루가 날리는데, 이것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요한 알레르겐이다.

◇증상

증상으로는 눈이 가렵거나 붓고 충혈되는 결막염,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의 비염 증상이 생긴다. 이 같은 증상은 보통 오전에 더 심하게 나타나는데, 심하면 전신에 열감, 피로감, 전신 통증과 같은 전신 감기, 몸살 같은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기관지 증상으로는 기침, 가래, 가슴 답답함, 심하면 천명음(쌕쌕거림), 호흡곤란까지 나타날 수 있다.

◇진단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알레르기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서 우선 어떤 알레르겐이 그 환자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흔히 알레르겐 피부 시험을 이용해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그 결과는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선 특징적인 세 가지 증상, 즉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의 증상이 있으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가족 중에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있는지, 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같은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지, 증상이 가끔 생기는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있는지, 언제 증상이 심해지는지 등을 물어본다.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피부 반응 검사나 피검사를 시행하여 특정 항원에 대한 검사를 시행한다. 

◇치료
알레르기 원인과 증상의 심한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수술요법으로 분류한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의 첫 번째 단계는 가능한 한 알레르겐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약물요법으로 항히스타민제,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항콜린제, 항울혈제 등 다양한 종류의 경구 약제와 비강 내 분무용 스프레이 제제가 사용된다. 면역요법은 원인 항원을 환자에게 소량부터 조금씩 증량하며 반복적으로 주입함으로써 해당하는 항원에 대한 면역 관용을 유도하고 과민성을 감소시키는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수술요법은 주로 코막힘을 해결하기 위한 술식으로 레이저나 코블레이터 등의 특수기구들을 사용한다. 이외에 비강에서 점액과 알레르겐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비강 식염수 세척도 있다. 무엇보다 알레르기 비염은 올바른 치료 계획으로 효과적인 관리가 될 수 있는 일반적 질환이다. 검사를 통해 증상을 유발하는 특정 알레르겐을 식별해 알레르겐에 대한 노출을 최대한 피하거나 최소화하는 조치는 증상의 심각성과 빈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 및 진료를 통해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예방
알레르기 비염을 완화, 예방하려면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콧속으로 바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 비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실내에서는 수시로 환기하고, 차가운 얼음이나 음료수는 비염을 악화시키므로 피한다. 또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를 쓰면 비염 증상을 줄일 수 있다.

매년 이 시기 증상이 심해지는 사람은 증상이 예상되는 시기 1~2주 전에 하면 좋다. 그럼에도 비염이 지속된다면 면역치료도 고려해볼 수 있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 항원을 몸속에 조금씩 주입해 몸이 항원에 민감하지 않도록 서서히 변화시키는 치료다. 대체로 3~5년 시행하면 효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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