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도 항생제 사용 줄여야"

[구강 속 건치세상] 김영연 사과나무치과병원 병원장

치과 치료 후 2차 감염을 예방한다며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항생제의 상당수에 해당하는 81%는 불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항생제 부작용 및 오남용의 위험성도 널리 알려져 있는데 항생제 복용 후 흔한 부작용으로는 피부 가려움증, 두드러기, 설사, 내성균 출현 등이다. 이 중에서 사회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내성균 출현이다.

항생제 내성균은 감염된 사람이나 그들이 접촉한 물건에 노출돼 퍼질 수 있다.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세균에 사람이 감염되면 기존에 사용하던 항생제로는 치료가 어렵게 된다. 내성균 출현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적으로 꼭 필요할 때만 항생제를 쓴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 감기에 항생제 처방을 줄이려는 노력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감기 등 급성 상기도 감염의 항생제 처방률은 2002년 73.33%에서 2021년 35.14%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치과의 항생제 처방은 어떨까?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2002-2018년 발치 환자의 항생제 처방 패턴을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발치 후 항생제 사용은 지난 17년 동안 증가했다. 발치 후 광범위 항생제를 처방하는 비율도 증가했다. 한국에서 2011-2015년 발치 후 항생제 처방률은 81.85%였다. 오스트리아에서 시행한 연구에서, 발치 후 항생제 처방률은 9.1%였다.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국내 치과의 항생제 처방률이 너무 높다. 조금이라도 발치 후 합병증을 줄이고, 환자의 컴플레인을 피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일시적으로 개인의 리스크를 줄일 수는 있지만 결국 사회 전체의 리스크를 증가시킨다고 볼 수 있으며, 나중에 그 피해는 개인에게 돌아올 것이다.

구강외과학 교과서에서는 면역기능이 충분한 환자에서 다수의 치아를 발치 한 후에도 항생제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매복치 발치에서도 술 후 항생제 처방을 일상적으로 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감염의 징후가 없는데 치통이 심한 경우나, 경미한 치관주위염이 있을 때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실제 치과 임상에서 항생제 처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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