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수출증가세 주춤… 유럽·북미시장 개척 본격화

[2016 보건산업 결산-전망 / 화장품업계]

2016년 국내 화장품 시장은 생산과 수출 모두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이 같은 성장세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국내 화장품산업 총 생산액은 122000억원(이하 보건산업진흥원 추정치)으로 전년 대비 13.3% 증가했다. 특히 수출액은 356000만달러로 37.5%나 급증해 ‘K-뷰티의 가능성이 증명된 해였다.

2017년 화장품 산업 규모는 전년대비 10.4% 증가한 134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수출 24.5%, 매출 12.5% 등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홍콩은 수입통관 규제강화와 로컬 기업의 빠른 성장 등으로 그간의 수출 증가율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 확대와 ODM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체 수출액은 전년대비 24.5% 증가한 44억달러 규모를 기록, 수출 호조세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간 중국·홍콩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성장을 이룬 국내 업계에게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은 확실히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수출시장 확보에 열을 올릴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더불어 중국시장에서의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는데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시장 공략 가속화

중국의 화장품 시장규모는 미국에 이어 2. 하지만 중국 1인당 화장품 구매액은 아직 한국의 20%에도 못미친다. 따라서 소득 수준이 올라갈수록 중국의 화장품 소비 시장은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향후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분야는 프리미엄 화장품 부문이다. 대부분의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저가-중가 시장에서 사세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반면 수입 브랜드들은 대부분 중가-고가 제품들이 차지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 업체 중에서도 고가 브랜드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는 업체의 성장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 속에서도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이 중국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들 기업들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타깃이나 가격대별로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시장의 여러 악재 속에서도 지속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LG생활건강도 최근 중고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갖추면서 올해에도 화장품 부문 고성장이 기대된다. 물론 생활용품과 음료의 성장은 여전히 저조하지만 화장품 사업의 이익 비중은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 보건산업 종합발전전략 마련

정부도 올해 보건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바이오·제약, 의료기기는 물론이고 화장품산업까지 망라한 지원책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9월에는 처음으로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화장품 등을 하나로 묶어 종합 발전 전략을 수립했다.

또 타깃 국가의 피부 특성에 맞는 화장품 개발을 위한 국가별 피부특성은행 확대(201514개 도시201719개 도시), 기능성 원료 개발 지원 등으로 기술경쟁력이 강화되고, 화장품-뷰티 산업 연계 지원 등으로 관련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시장의 경우 중국인 입국 관광객 증가가 둔화되면서 면세점 채널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국내 중소형 브랜드(드럭스토어 등) ODM 수요 확대, 기능성화장품 제도 개선(품목 확대), 온라인 채널 성장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 등으로 생산과 매출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셀프 아이템·이너뷰티 인기

한편 2016년 국내 뷰티시장에서는 초간단 셀프 아이템이나 이너뷰티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피부과 시술이나 전문 에스테틱을 찾지 않고도 효과적인 피부 관리가 가능한 홈케어가 새로운 뷰티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바쁜 일상으로 피부관리에 많은 시간을 내기 어려운 여성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시장이 확산됐다.

이에 따라 홈케어족을 위한 뷰티 디바이스나 스킨케어 제품들이 줄줄이 출시됐다. 손쉬운 관리라는 측면에서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이러한 트렌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또 마스크팩 열풍도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마스크팩이 단순히 클렌징 후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거나 영양을 공급해 주는 것이었다면, 최근 출시된 제품들은 스킨케어뿐만 아니라 클렌징 기능까지도 포함하고 있는 다기능성 올인원 제품들이 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을 넘어서 신체 내부의 건강 밸런스를 근본적으로 잡아줘 외부의 아름다움까지 완성시켜 주는 이너뷰티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콜라겐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돼 피부를 밝고 촉촉하게 해주는 뷰티 보충제 등 다양한 이너뷰티 제품들이 각종 해외 전시회에서도 바이어들의 눈길을 끌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치약사태로 원료 안전성 문제 대두

이와 더불어 2016년에는 화장품 원료에 대한 안전성 문제도 본격 대두됐다.

시중 유통 유명 브랜드 치약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또 다시 전 국민을 화학물질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원료물질을 납품 받았던 아모레퍼시픽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문제가 된 치약들을 전량 회수조치 하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즉각 전수조사를 실시했으며 회수조치된 제품들은 검출량이 미량이어서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국민불안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화장품은 물론 물티슈·기저귀 등 전반적인 생활용품 속 화학물질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급부상했고 국내에 케미포비아가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그런지 올 한 해 화장품 업계는 유난히 안전성을 강조한 제품들이 많이 출시됐다. 유기농은 물론이고 청정 자연원료와 친환경 소재들이 쏟아져 안전소재에 대한 국민 관심을 반영했다.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피부 본연의 건강에 초점을 맞춘 안티폴루션 제품들도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더해 피부 과학을 표방한 더모코스메틱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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