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되돌리다" 노인성 질환치료제 개발 활발

[신년 기획특집1-안티에이징 헬스라이프] 정밀의학과 항노화 연구/ 장영우 국제정밀의료센터(IPMC)대표이사

인류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을 찾아왔다. 그 중, 노화가 모든 질병을 일으키는 가장 위험한 단일 원인이라는 것에 주목한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정밀의료의 게놈 시퀀싱 분석을 통해 유전자와 노화의 상관관계를 밝혀 인류가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설립됐다.

바로 휴먼 롱제비티(Human Longevity)이다. 이 기업에서 항노화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역할을 맡은 이가 ‘항노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버트 하리리 공동 설립자이다. 그는 유전체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크레이그 벤터와 X PRIZE 재단을 만든 피터 디아만디스와 함께 휴먼 롱제비티를 설립했다. 의료분야의 스타트업으로서는 세계 최대 자금을 모았고, 8개월만에 세계 최대의 게놈전체분석센터로 성장했다.

정밀의료와 항노화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국가 사회적 중요성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는 개인의 유전정보(Genomic information), 환경(Environment) 그리고 생활습관(Lifestyle) 등을 통합, 분석하여 개인 간 차이(Individual variations)를 고려해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행하는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말한다.

이는 보편적, 경험적 자료에 의존하는 일반적인 의료서비스에서 탈피하여 과학적 개인 맞춤형 진단과 치료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 분야의 선진국인 미국은 이미 2015년 1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정밀의료 이니셔티브(Precision Medicine Initiative)를 발표, 당뇨, 암 등 환자의 개별적 특성에 맞춘 최적화된 의료 치료기술 제공을 목표로 연간 약 2억 1천만 달러(약 2370억원) 투입하고 있다.

정밀의료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특정 유전자 변이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약물을 투여해 질병을 치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질병이나 변이가 많아 정밀의료로 모든 병을 치료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각 기관이 축적한 데이터를 공개하면 보다 신속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고 기업은 검사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얻거나 치료제 개발이 보다 쉬워질 수 있으며, 정부는 질병을 미리 예방하거나 적절한 치료를 통해 전체 의료비용을 감소 시킬 수 있다.

한국의 경우 2016년 8월 10일 ‘제2차 과학기술 전략회의’에서 정밀의료를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 중 하나로 선정하여 국민건강정보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맞춤형 정밀의료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하였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보건의료 빅데이터는 2012년 4조원에서 2017년 9조원, 유전체 맞춤의료는 2009년 276조에서 2020년 912조원,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 분야는 2013년 3조원에서 2017년 31조원에 다다르는 등 고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항노화 산업 역시 소득 수준 향상과 전 세계적인 고령화 사회로의 이행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은 물론 국가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항노화산업은 항노화의약품, 항노화의료기기, 항노화식품, 항노화화장품 등의 제품 분야와 건강관리서비스, 외모관리서비스 등의 항노화서비스 분야로 구성되는데, 항노화제품과 서비스 모두 글로벌 시장의 성장률이 연평균 11%를 상회하는 등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에도 이러한 추세는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항노화 화장품 등 일부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 같이 글로벌 시장의 규모 확대와 함께 아시아 시장이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 항노화산업 발전의 기회요인이 될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급속한 수요 증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항노화 작용에 대한 과학적 근거 및 효능 입증이 미흡하여 미래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 우리나라 항노화산업은 의료분야의 높은 서비스 수준과 고급 인력 기반 등의 강점을 갖는 반면, 노화 관련 연구의 부족, 통합화된 지원시스템의 부족은 성장에 취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노인성 질환에 관한 의료비용 및 건강보험의 재정적 부담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2014년 65세 이상의 노인의 경우 2009년 대비, 진료인원 및 총 진료비가 각각 187% 및 323%의 급격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치매, 뇌혈관질환, 파키슨씨 병 같은 신경계 질환의 진료비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는 노인성질환 연구는 예방 및 치료를 위한 기술개발, 항노화 제품개발, 치료제개발, 노화 전반의 생물학적 기전에 대한 연구를 포함한다.

이들 연구는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첫번째가 신경계질환 연구는 최근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방법과 생물정보학의 도입으로 GWAS(Genome-wide association study)가 주로 이뤄지고 이는 유전체간 상관관계를 분석, 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을 찾고자 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두번째는 노화조직의 재생을 위한 조직공학 및 재생공학은 핵심 생체재료인 줄기세포와 그 지지체, 성장인자 등의 세포분화를 제어할 수 있는 환경 하에서, 줄기세포 등의 제어를 통한 조직 재생을 주로 연구하는 분야이다.

최근 셀진의 세포치료분야 회장이자 IPMC 공동 창업자인 로버트 하리리 박사는 태반혈에서부터 유래된 줄기세포를 활용하여 신경변성 증후군 및 자가면역 질환 분야에 적용 중이며 정밀의학을 통해 예측 예방이 가능하고 세포치료를 통해 맞춤 치료가 가능하게 하는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마지막은 근골격계 질환분야로 노화된 세포는 세포 내 단백질 양 조절이 저해되어 있으며, 반대로 이 기능을 강화 시키면 노화 현상이 억제되어 근 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음이 알려져 있다.

최근 다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에서는 노화로 인해 약해진 근육을 복원하는 항노화 치료제를 개발중에 있으며 약물의 주요기전인 GDF11 단백질과 변종의 활성을 억제하는 것을 타겟으로 삼고있다. 또 미국 나스닥 상장사 마이오스렌스는 달걀의 노른자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하여 마이오스타틴 저해 효과를 임상적으로 확인하였으며 이는 노인 및 성인들의 근육강화에 매우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2월 미국의 솔크 인스티튜티(Salk Institute)는 세포의 노화를 거꾸로 돌릴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발표하여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자들은 쥐의 유전자 4개를 변형하여 실험한 결과 생명을 30% 나 연장 시킬 수 있었으며 인간 피부 세포들을 젊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세계적으로 노령화 비율이 급속적이며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향후 노화 관련 연구, 특히 정밀의학적 및 생물학적 관점에서의 연구와 투자는 계속 증가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상생을 통해서 정밀의료와 항노화를 실현시키는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략과 비전이 더욱 필요하다.

특히 실질적인 서비스를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다면 글로벌 정밀의료와 노화의 큰 흐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 질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인한 사회적 충격에 대비하고 노인성 질환에 대한 대처를 위해서 정부차원의 연구 투자 및 글로벌 협력을 통한 성장과 글로벌 산업 인프라 연계 시스템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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