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용 화장품은 아이들에게 순(順)할까?

[보건포럼]

유아 전용 화장품 전성시대다. 대형마트의 화장품 코너에 가 보면 눈이 돌아갈 정도로 유아용 화장품들이 즐비하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유아용 화장품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심지어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많은 제품에 입을 다물 수 없다.

이런 유아용 화장품들은 성인 화장품에 비해 순하다는 인식이 있다. 필자 역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성인이 되어서도 상당기간 동안 영유아용 화장품을 사용했으며, 현재도 영유아용 화장품을 이용하곤 한다. 그런데 이런 영유아용 화장품이 과연 일반 성인용 화장품에 비해 순하다고 할 수 있을까?

특정 유명 유아용 스킨케어 브랜드 중 사용만 하면 가렵고 알레르기 증상 때문에 고생한다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다. 그래서 해당 브랜드 제품들의 전성분을 살펴본 결과,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이야기되는 벤질알코올과 정확한 출처를 알 수 없는 '향료', 그리고 20가지 주의성분으로 알려져 있는 PEG 계열의 성분 표기가 있었다. 또한 다른 브랜드 제품 중에는 피부 자극은 적지만 피부 모공을 막을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소프로필팔미테이트 등의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이에 유아용 화장품의 전 성분을 살펴보면, 100% 순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성인용 화장품이 오히려 더 안전한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견하게 된다. 이쯤 되면 유아용 화장품이 피부에 상대적으로 안전할 거라는 믿음은 깨질 수 밖에 없다.

유아용 화장품은 화장품 회사가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만들어낸 이미지 상품이다. 대부분 유아용 브랜드 화장품은 포장 역시 파스텔 톤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일반 화장품과는 가격 정책도 다르다. 이에 소비자들은 비용은 비용대로 지불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독성이 높은 제품을 사용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에 대한 인식에 힘입어 화장품 전 성분의 독성 정도를 알려주는 앱도 있어 똑똑한 소비자들은 이를 활용하기도 한다.

혹자는 100% 안전한 성분으로만 만드는 화장품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방부제가 없는 화장품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화장품 역시 세균 오염으로 인해 변질 가능성이 있어 일정 수준의 보존 목적이 성분이 들어가야 하는 것은 인정한다. 또한 이에 대한 기준 역시 있으며, 국내 대부분 화장품에는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의 보존제가 들어간다. 그래도 소비자들은 영유아용 화장품만큼은 좀 더 독성이 적은 성분으로 교체해 줄 것을 바라고 있으며, 최근에 나오는 제품 상당수는 예전 제품에 비해 개선된 성분 조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영유아용 화장품이라 하여 순한 화장품이라 단정짓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영유아용 화장품은 일종의 마케팅을 위한 이미지일 뿐이며, 실제 피부에 자극이 덜하고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없는 제품인지 전 성분표를 보고 판단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텔레비전 혹은 여러 광고 속 순하고 안전할 것만 같은 이미지는 이미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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