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70% 외식 가격 인상에 부담 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외식물가 동향 조사

최근 5년간 외식물가의 오름세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고 올해 최저임금 인상여파로 음식가격을 인상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어 서민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절반은 앞으로 외식물가가 더 오른다면 외식 횟수를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강정화) 물가감시센터는 4월부터 9월까지 전국 80개 지역을 대상으로 9(김밥, 냉면, 자장면, 칼국수, 김치찌개, 삼겹살, 비빔밥, 부대찌개, 설렁탕) 외식품목 및 4(커피, 햄버거, 피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외식품목에 대한 가격조사를 실시해 외식비 동향을 분석했다.

부대찌개, 칼국수, 비빔밥 등 인상률 높고 폐업도 많아

외식물가 가격조사 결과 모든 품목에서 가격인상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2017년 말부터 급격하게 상승한 임대료와 최저임금 인상, 폭염으로 인한 원재료비 상승 등 수익성을 위협하는 고정비 영향 요인들이 더해져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9가지 조사 품목 중에서 칼국수(2.1%), 부대찌개(1.7%), 삼겹살(1.7%)의 가격 인상이 가장 큰 폭으로 나타났고, 폐업품목 조사 결과에서는 부대찌개(17.0%), 칼국수(15.9%), 비빔밥(14.8%), 삼겹살(12.5%)의 순이다. 또 지역 순으로는 대구에서의 가격인상이 4.3%, 광주지역이 2.0%로 두드러졌는데 동시에 폐업률이 높은 지역 역시 대구(6.0%), 광주(3.3%) 순으로 나타나 가격인상 품목과 폐업품목이 유사한 결과로 조사됐다.

서울지역 내에서도 외식 가격과 인상률은 큰 격차를 보였다.

9개 조사 품목의 가격 합산액에 대한 4월부터 9월까지의 평균치를 비교해 본 결과 강남구가 312867, 서초구 29215, 마포구가 276030원의 순으로 조사됐다. 서울 25개 구 중 외식 가격이 가장 높게 조사된 강남구의 가격은 가장 낮게 조사된 동작구 209589원에 비해 약 49% 더 비싼 것으로 조사돼 같은 서울시 안에서도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외식 가격의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타 지역에 비해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조사됐던 성동구(5.05%)와 성북구(2.67%)가 인상률에 있어서는 높게 나타났다.

외식 물가 안정화 정책 마련돼야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별 기본 메뉴(커피: 아메리카노, 햄버거: 불고기버거, 피자: 콤비네이션피자, 치킨: 후라이드)와 신메뉴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월별로 가격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브랜드별로 거의 매월 새로운 메뉴가 출시됐지만 메뉴가 바뀌어도 가격은 고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모든 브랜드에서 신메뉴의 가격이 가장 비싸면서, 메뉴의 종류가 바뀌어도 가격은 고정적인 것에 대해 가맹 본부가 이미 짜놓은 손익계산은 아닐지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분석했다.

또 기존 메뉴와 신메뉴 간의 가격 차이가 크게는 커피 2200, 햄버거 5900, 피자 15000, 치킨 4000원이나 벌어지는 것은 기본 메뉴 가격을 인상하지 않음으로써 가격 인상의 책임을 회피하고 대신 신메뉴 출시와 그에 따른 판촉활동으로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해 매출을 증대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협의회 측은 다양한 접근으로 가격 동향을 관찰한 결과 광역시 별, 서울 25개구 별, 품목별 가격 변화 양상이 각기 다르게 나타나므로 다각적인 외식물가 안정화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격 계속 오르면 외식 횟수 줄일 것

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이번 가격동향 조사와 함께 외식물가 인상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도 함께 실시했다.

한국인들이 주로 먹는 외식 품목 13가지 외식품목(김밥, 냉면, 짜장면, 칼국수, 삼겹살, 김치찌개, 비빔밥, 부대찌개, 설렁탕, 햄버거, 피자, 치킨, 커피)에 대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각 품목의 가격 변화를 조사한 결과, 70%에 가까운 조사 대상자들이 인상됐다또는 매우 인상됐다고 응답해 외식물가가 음식 품목에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모두 인상됐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삼겹살과 치킨 가격이 인상됐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각각 80.8%, 89.3%로 가장 많았다.

외식 물가 인상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인건비 상승을 꼽은 소비자가 33%로 가장 많았고, 음식의 재료비 상승 21%, 각종 수수료(가맹점 수수료, 배달 앱, 신용카드 등) 인상 20% 순으로 조사됐다. 그 밖에 임대료 부담에 대해서도 18%가 외식가격 인상의 주 요인으로 선택했다.

또 외식 가격이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인상된다면, 앞으로 외식 소비행동에 어떠한 변화를 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57%의 소비자들이 외식 횟수를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가격 인상이 소비의 위축으로 이어져 총체적이고 구조적인 변화가 시급함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메뉴를 변경(11%)하거나 업체를 변경(10%)하고, 이용했던 서비스를 더 이상 이용하지 않는 등(10%) 다양한 방법으로 외식비용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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