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라면시장 선점 경쟁 치열

주요 업체 신제품 잇따라 출시…생산 확대 나서

최근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이 신제품 출시와 생산 확대에 나서면서 2조원대에서 정체를 보이고 있는 라면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2월 기준으로 농심 54.8%, 오뚜기 24%, 삼양식품 12.3%, 팔도 8.9%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 농심은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해 가을 선보인 농심 신라면건면이 출시 한달 만에 800만 개가 판매되는 등 인기를 끌자 지난 달부터 녹산공장에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 생산량을 2배로 늘렸다.

농심은 신라면건면의 생산량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 녹산공장 내 일반건면 생산라인 2개를 모두 신라면건면만 생산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신라면건면 생산량은 하루 최대 21만개에서 43만개로 대폭 늘어난다.

이와 함께 하절기면 신제품 3종을 선보이며 여름철 라면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도토리를 함유해 쫄깃한 면발이 특징인 도토리쫄쫄면과 SNS 화제 레시피로 만든 냉라면, 여름철 인기메뉴인 미역 초고추장무침에서 착안한 미역듬뿍 초장비빔면을 지난 달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일반 비빔면 제품들과 차별화된 이색 신제품으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 라면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뚜기는 라면 제품에서 실적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오뚜기 라면은 최근 경쟁사가 대응제품을 출시하고 신제품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계속 늘어났다. 쇠고기미역국라면과 진라면 등 주요 제품의 생산이 늘면서 공장 가동률도 늘어나 성수기와 비수기 사이 영업실적의 차이도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건면 시장에 뛰어들진 않았지만, 쇠고기미역국라면을 이어갈 히트 제품을 올해에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에 선보인 쇠고기미역국라면의 경우 1000만개 이상이 팔리면서 히트제품으로 등극했다.

오뚜기는 현재 편의점에서도 PB 제품을 늘리며 관련시장을 공략 중이다. 올 들어 편의점에 공급한 PB 라면은 청양고추라면, 오모리참치찌개라면, 옥수수치즈탕면 등에 이른다. 지난해 12월 기준 28%까지 올라갔던 오뚜기 라면 점유율이 올해 30%까지 올라갈지 주목된다.

삼양식품도 지난 달에 들어서만 왕갈비통닭볶음면, 튀김쫄면 등을 내놓고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비빔면 성수기인 여름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에 앞서 신제품 튀김쫄면을 출시하며 계절면 라인업을 확대했다. 튀김쫄면은 면에 감자전분을 넣어 쫄면의 쫄깃한 식감을 재현했고, 태양초 고추장, 식초 등 기본적인 쫄면 양념에 사과농축액, 배농축액 등을 넣어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또 왕갈비통닭볶음면은 용기면과 특색있는 맛을 선호하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으로 향후 용기면 제품 다양화에 힘쓸 계획이다.

'비빔면'의 원조 팔도는 최근 팔도비빔면출시 35주년을 기념해 한정 생산한 괄도네넴띤이 인기를 끌었다. 500만 개 분량으로 본격적인 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한지 1개월이 안 된 시점에서 완판됐다. ‘괄도네넴띤에 대한 관심은 원조 제품인 비빔면의 판매 증가로도 이어졌다지난 3월의 경우 계절면 성수기가 아님에도 월 판매량 1천만 개를 넘어섰다. 팔도는 괄도네넴띤과 함께 최근 리뉴얼을 마친 쫄비빔면’, 신제품 미역초무침면등을 통해 국내 계절면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농심이 건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가운데 그동안 비유탕 건면을 주도해 온 풀무원도 여름 라면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꼬불꼬불한 면발을 사용해 3분만에 조리할 수 있는 매콤한 맛의 물냉면 생면식감 꼬불꼬불 물냉면이 올해 첫 여름 라면 제품이다.

닐슨에 따르면 현재 국내 여름 라면시장은 정체된 전체 라면시장 내에서도 최근 3년간 평균 17.5%의 성장률을 보이며 약 14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비빔면 중심의 단조로운 메뉴와 경쟁 구도에서 다양한 신제품들이 나오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추세다.

한편 관련업계에서는 향후 라면 시장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국내 소비시장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 영업과 마케팅 비용의 절감이 가능한 해외수출에 더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신제품에 치중하기보다는 기존 제품의 소비 활성화, 기존 제품 확장, 포장과 용기 다양화(소형화) 등으로 점유율 경쟁이 완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국내 라면시장은 2014부터 지난 해까지 주요 업체들의 물량 위주 점유율 전략과 저가 정책 지속, 적극적인 신제품(프리미엄 라면) 출시 등으로 치열한 경쟁을 별여 왔다. 이 기간 동안 60%대였던 농심의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10% 중반에 머물렀던 2위 오뚜기가 20% 후반대까지 점유율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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