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창하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GLP-1 시장 폭발적 성장

2028년까지 5년간 연평균 48% 성장 전망속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 '치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기반 비만치료제 '위고비', '마운자로' 등이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비만치료제 시장이 전례 없는 성장세를 보이며 제약바이오 산업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위고비'가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마운자로까지 국내에 출시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위고비 출시 이전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던 노보 노디스크 '삭센다'와 알보젠코리아 '큐시미아'의 매출은 주춤한 상태로, 2018년 국내 발매된 삭센다는 2023년에는 시장 점유율이 36%에 달했지만 같은 계열 위고비가 등장하면서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IQVIA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연평균 24~27% 성장하여 총 212% 증가한 501억 달러(약 69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48.4%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GLP-1 기반 치료제의 부상을 예상했다. 나아가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0년까지 1000억달러(약 1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는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비만치료제 원외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2022년 국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2.4% 증가한 1757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3년에는 178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GLP-1 계열 약물은 15%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와 함께 식욕 억제, 혈압 감소, 인슐린 분비 등 추가적인 이점을 제공하며 전체 시장의 90.5%를 차지하며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극내 출시를 앞둔 릴리의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는 당뇨병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받았으나, 임상 3상에서 주 1회 주사로 최대 24kg의 체중 감량을 기록하며 비만 치료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다. 2024년 7월에는 비만 적응증으로도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비만치료제 개발 도전도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만 148개의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이 개발 중이며, 이 중 52개는 전임상 단계, 45개는 임상 1상 단계에 있다.

기존 치료제의 15% 체중 감량 효과를 뛰어넘어 임상 1상~3상 단계의 신약들은 20~30%의 체중 감량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경구용, 패치형, 장기 지속형 주사제 등 다양한 제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 (Efpeglenatide)는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장기 지속형 GLP-1 비만 치료 신약으로, 국내 임상 3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2026년 하반기 임상 종료, 빠르면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한국인의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동아ST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비만 치료제 'DA-1726'를 개발 중이다. 전임상에서 글로벌 시장 리딩 품목인 '위고비'와 '마운자로' 대비 우수 또는 유사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유한양행의 지속형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YH34160'은 체내 인슐린 분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 GDF15를 타깃으로, 식욕억제중추를 직접 자극함에 따라 강력한 체중 저하 효과가 예상된다. 

HK이노엔도 지난해 5월 중국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비만치료제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GLP-1·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분비 폴리펩타이드) 기반 이중작용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또한 경구용 복합제 DWP306001는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에 식욕억제제 물질을 더한 복합제로,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했다.

종근당도 해외 파트너와 공동 연구를 진행해 GLP-1 유사체의 구조 개량과 흡수율 개선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비만 치료제에 대한 시장은 더욱 확대되는 가운데  전 세계 비만 치료제 개발과 투자는 더 공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글로벌 빅파마의 양강 구도에 국내 제약사들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비만치료제시장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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