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가 '표준치료 정립과 연구 중심병원 도약'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12일 서울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설립 25주년의 성과를 공유하며 이같은 목표를 밝혔다.
양 원장은 "국립암센터의 존재 이유는 단순한 진료기관이 아니라 국가가 신뢰할 수 있는 표준치료의 기준점이자, 암 연구혁신의 플랫폼이 되는 것"이라며 "공공의료의 본질 위에 과학적 근거와 연구역량을 더해 미래 암관리의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국가 암관리 중심기관에서 '연구 허브'로 진화
1999년 개원한 국립암센터는 지난 25년간 국가 암관리의 중추기관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진료, 연구, 정책, 교육 기능을 결합한 독립형 암전문병원으로 출범한 이후, 암 예방과 조기검진, 치료 및 재활, 완화의료에 이르는 전주기적 관리체계를 구축하며 공공의료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양 원장은 "국립암센터는 단순히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암 정책을 설계하고 근거를 만드는 기관"이라며 "임상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연구와 정책으로 연결해, 암관리 전반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립암센터는 향후 5년간 연구 중심병원으로의 도약을 추진한다. 또 AI와 빅데이터, 차세대 유전자분석기술(NGS)을 기반으로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고 임상연구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양 원장은 국립암센터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표준치료를 제시, 새로운 치료법의 안전성과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의료기관은 혁신적 시도를 빠르게 할 수 있지만 국가중앙기관은 그 시도의 결과를 평가하고 기준을 세워 국민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국립암센터는 정부의 '특성화 기능 보상 시범사업'에 참여 향후 3년간 연 99억원 규모의 재정지원을 확보했다. 해당 사업은 국립암센터의 암 특화 기능과 공익성을 국가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로 지원금은 양성자치료기 추가 도입, 정밀의료 연구기반 확충, 연구 인력 양성 등에 활용된다.
연구 중심의 혁신 추진…"AI와 데이터로 근거 세운다"
국립암센터는 현재 AI와 정밀의료를 결합한 차세대 연구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 원장은 "AI를 활용하려면 데이터가 기반이 돼야 한다"며 "국가암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임상데이터를 통합·분석해 예측·진단·치료 전 과정의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추진 중인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 전주기 기술개발사업(5년간 488억원)과 암 NGS 데이터 통합연구사업(466억원)은 정밀의료 실현의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 국립암센터는 이들 사업을 통해 암 유전자 변이의 패턴을 분석하고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는 임상결정지원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양 원장은 "AI는 단순히 진단보조를 넘어 치료 결정까지 지원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며 "국립암센터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근거 중심의 연구혁신 모델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책·연구·진료 삼위일체로…암관리 패러다임 전환
국립암센터는 향후 정책·연구·진료의 삼위일체 구조를 강화해 암관리 패러다임을 전환할 계획이다.
양 원장은 "정책은 연구를 기반으로, 연구는 임상을 통해 검증되고, 그 결과가 다시 정책으로 반영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국 13개 권역암센터와의 네트워크를 고도화해 지역 간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암 예방부터 치료·돌봄까지 이어지는 통합 암관리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암 경험자 259만 명을 위한 재활·사회복귀 프로그램도 확대된다.
양 원장은 "국립암센터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연구 혁신과 공익성을 조화시키는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의료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를수록, 공공의료기관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근거를 바탕으로 한 표준치료, 환자 중심의 진료, 그리고 데이터 기반의 연구로
국민이 믿을 수 있는 국가 암관리의 중심기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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