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산분비억제제·비만치료제·ADC 바이오주 '많음'
[신년기획2/ 증권가 보건산업 전망] 제약바이오
미 금리 인하 생물보안법 등 대외환경 변수로
한미·대웅·HK이노엔 삼성바이오 장미빛 기대
국내 증권가와 제약바이오 업계가 2026년을 한국 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시장의 '변두리'에서 '중심'으로 진입하는 결정적 전환점으로 지목하고 있다. 과거 임상 결과 발표 하나에 일희일비하던 장세에서 벗어나, 이제는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기업가치를 증명하는 '실적 기반의 성장'이 주가를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규모 증권 등 주요 리서치 기관들이 발표한 '2026년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제약바이오 섹터의 기상도는 '대체로 맑음'이다. 가장 큰 동력은 거시 경제 환경의 변화다. 미국 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자금 조달 비용에 민감한 바이오텍들의 재무적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의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시행에 따른 반사이익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중국 CDMO 기업들에 대한 제재가 강화됨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필두로 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빅파마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2025년까지 대형 계약 체결 소식이 주가를 자극했다면, 2026년에는 대규모 설비 가동과 함께 실질적인 영업이익 레벨업이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증권업계가 꼽은 올해의 핵심 투자 테마는 비만치료제, 항체-약물 접합체(ADC), 그리고 위산분비 억제제(P-CAB)다. 특히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약진이 기대된다. 한미약품 등 국내 선두 주자들이 개발 중인 '한국형 비만치료제'와 차세대 경구용 치료제들이 임상 후기 단계에 진입하며 상업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6년은 주사제 중심의 비만치료제 시장이 경구용 등으로 다변화되는 시점"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플랫폼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재평가받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통 제약사들의 경우 P-CAB 시장의 성장이 주효한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 HK이노엔 등이 주도하는 P-CAB 시장은 기존 PPI 제제를 빠르게 대체하며 연간 1.4조 원 규모의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점유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내부에서도 2026년에 대한 기대와 긴장감이 공존한다. 한국바이오협회 고한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작년 한 해 우리 바이오 기업들은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0조 원의 기술수출 성과를 달성했다"며 "2026년은 이러한 성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서치 보고서들 역시 단순한 기술이전(Licensing-out)을 넘어 국내 기업이 직접 글로벌 임상을 주도하고 상업화까지 성공하는 모델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빅플레이어들이 한국의 혁신 생태계에 직접 투자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며 "K-바이오가 라이선스 중심 경제에서 스스로 블록버스터를 창출하는 경제로 넘어가는 골든타임이 바로 지금"이라고 진단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 압박(IRA)과 공급망 내재화 정책은 국내 수출 기업들에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메디케어 약가 협상이 순차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글로벌 빅파마들의 수익성 저하가 예상되며, 이는 파트너사인 국내 기업들에 대한 단가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한, AI 신약 개발의 전면 도입으로 인한 산업 구조 재편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2026년부터는 AI가 후보물질 발굴을 넘어 임상 설계와 환자 선별 등 전 과정에 표준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기술 도입 속도가 늦은 기업들은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2026년 주가 전망에 대해 '선별적 반등'을 예고했다. 코스피에서는 유한양행,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실적 가시성이 높은 대형주를, 코스닥에서는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기술 플랫폼 보유 기업을 톱픽(Top-pick)으로 꼽았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이제 바이오 주식은 '꿈'만 보고 사는 시대가 지났다"며 "임상 데이터의 신뢰성, 현금 창출 능력, 그리고 글로벌 파트너십의 견고함을 꼼꼼히 따지는 '옥석 가리기'가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결론적으로 2026년 제약바이오 산업은 매크로 환경의 개선과 산업 체질의 근본적 강화가 맞물리며, 국내 증시의 새로운 주도 섹터로 등극할 준비를 마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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